닿지 못할 말 - 문장, 스치는 너의 그림자에도 설레던 순간
어떻게 첫머리를 시작해야 할까 고민이 많았어
하지만 결국 대체할 말을 찾지 못하겠네
안녕, 잘 지냈어?
이 한마디를 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서성이던 날과 홀로 앉아 망설이던 밤이 있었는지 넌 모를 거야
언제나 무던한 너는 이런 내 말에 어, 잘 지냈어 라고 말하겠지
그런 네 모습을 생각하면 웃음이 나와
이런 시간이 오기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몰라
널 떠올리며 아파하지 않고 환하게 웃을 수 있는 날이 오길
어쩌면 이 말이 네겐 서글픔일지 모르겠다 너도 아무렇지 않은 날이 오길 바라
오늘 네게 말하고 싶은 것이 있어서 펜을 들었어
별건 아니야 네게 전하고 싶은 말도 아니고
그저 하고 싶은 말이 생겼을 뿐이야
실제로 전할 순 없기에 편지를 적어볼 따름이지
담담하던 너에게, 그때의 나에게
그리고 아무렇지 않아진 나에게
얼마 전 그렇게도 싫어하던 공포 영화를 봤어
아무렇지도 않더라, 오히려 네가 했던 말들이 떠올라서 집중하기가 힘들었어
공포영화를 볼 때
나라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생각하며 보면 다른 재미가 보인다고 했었지?
나는 하나도 재미없었어, 내 행동을 생각하다가 다음 장면을 놓치기 일쑤였거든
어쩌면 너도 공포영화를 많이 무서워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내 옆이었으니까 강한 척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
그래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어졌어
처음이라 너도 서툴고 아팠을 텐데
너를 좋아하는 마음이 너무 커져서 손끝마다 배어 나와 혼란스럽고 무섭다고 할 때마다
티 내지 않고 곁에 서 있어준 거, 내게 좋은 추억을 준 거
사랑하는 법을 알려준 거
정작 네게는 배우기만 했지 사랑하는 법을 알려주지 못한 것 같아서
그건 조금 아쉽고 미안해
오늘 향수를 사러 갔다가 네 향을 맡았어
괜히 기분이 좋아지는 그 향을 맡다가 깨달았어
너는 내게 기분 좋은 향기로 기억되는구나
내 첫사랑은 기분 좋은 추억이구나
그래서 고마워
그 추억 덕에 사랑이 예쁘고 소중하고 아름답다는 걸 알았어
사랑하기 위해 더 노력하고 내가 가진 것들을 소중히 생각할 수 있게 되었어
더 나은 내가 되게 해줘서
활짝 웃을 수 있게 해줘서
미래를 꿈꾸며 나아갈 수 있게 해줘서
고마워,
전할 수 없겠지만 이 말이 꼭 하고 싶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