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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치캣 Oct 17. 2020

리얼돌 홍보했던 국감이 작년인데

남기자의 여가위 일기 (10월 11일~10월 17일)



국정감사가 시작한지 한주가 지나갑니다. 국감 때는 특히 야근이 많습니다. 어떤 질의가 튀어나올 줄 모르기 때문이죠. 김종철 신임 정의당 대표와도 인터뷰와도 인터뷰를 했습니다.


이번주 여가위는?

6월 1일~10월 17일 (139일간)

전체 발의 안건: 4588건

계류중인 안건: 4255건

철회된 안건: 30건

본회의 가결된 안건: 169건


"성별이 같은 부부도 통계로 작성해 주시죠"


국정감사 기간이 빠르게 지나가고 있습니다. 맹탕 국감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젠더' 측면에서 본다면 지난해와 비교해 한참 나아진 국회라고 평가합니다. 아직 여성가족위원회 국감이 치러지지는 않았지만, 타 상임위에서 주목할만한 장면도 있었습니다. 피감기관의 여성 고위직 비율·성범죄 통계를 비롯해 성차별 실태조사 제안, 생리용품 안전성 문제, 부적합한 성인지예산 대상사업, 법원의 미흡한 성인지 감수성 등 주제도 다양해졌습니다. 

모 정당의 의원이 리얼돌 규제를 풀어달라며 국감장에 직접 리얼돌을 앉혔던 게 무려 지난해입니다. 짧은 시간에 큰 인식개선이 있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특히 저는 개인적으로 가장 눈에 띄었던 장면은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기재위 국감에서 강신욱 청장에게 '동성혼 부부'도 통계에 포함해 달라는 부탁을 했던 부분입니다. 설명보다 직접 대화내용을 살펴보는 편이 더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장혜영 위원 : 정의당 장혜영 의원입니다. 통계청장님께 질의하겠습니다.

내일부터 5년만의 인구주택총조사 시작되죠.

청장님, 혹시 주한뉴질랜드대사님 어떤 분인지 알고 계십니까?

강신욱 청장 : 잘 모르겠습니다.

장혜영 위원 : 필립 터너 대사님이신데요. 올해로 배우자하고 결혼 26주년이시고, 동성 커플이세요. 작년 이맘때쯤에 대사 부부로 주한 외교관 초청 리셉션으로 청와대도 다녀오셨거든요. 이분들이 국내거주 외국인이셔서 조사 대상은 아니시지만, 우리 인구주택총조사 기준으로 뉴질랜드 대사님 배우자분의 가구주와의 관계는 어떻게 됩니까?

강신욱 청장 : 동성 커플이신 분 말씀하시는 겁니까?

장혜영 위원 : 네.

강신욱 청장 : 배우자로 해당될 것 같습니다.

장혜영 위원 : 네, 당연히 배우자죠. 그럼 다른 케이스 여쭤볼게요. 최근에 되게 재밌는 책이 출간됐는데, 이 책이거든요. <언니, 나랑 결혼할래요?> 라는 책이고요. 이 저자소개를 보면 ‘한국 국적 유부녀 레즈비언’이라고 합니다. 김규진 작가님 책인데요. 오늘 질의에 인구랑 결혼 얘기가 많이 나왔는데, 이런 구절이 있어요. ‘변화하는 세상에 마지막 남은 혼인 수호자들은 바로 동성애자들이다.’ 위트 있는 그런 구절인데. 이 책이 가지고 있는 내용이, 이분이 결혼을 하신 얘기에요. 뉴욕에서 혼인신고를 하시고, 한국에 오셔서, 결혼식 때 사진 영상 캡쳐인데, 결혼식을 성대하게 하시고, 한국에서도 혼인신고를 접수를 하셨는데, 수리가 되지는 않았지만, 결혼을 하신 거죠. 또 질문을 드릴게요. 이 댁이, 김규진씨 댁이, 표본가구로 선정이 된다면, 이 분하고 이 분의 배우자는 23번에 있는 혼인 상태 항목을 어떻게 대답하셔야 되죠?

강신욱 청장 : 법적인 혼인관계만을 혼인으로 체크하는 것을 물어보시는 것 같은데.

장혜영 위원 : 아니요, 그냥 여기서 어떻게 체크하시는 게 상식적인 일이죠? 결혼을 하셨다면.

강신욱 청장 : 결혼을 하셨다면 배우자 있음으로 체크하시는 게.

장혜영 위원 : 그렇죠. 배우자 있음으로 하는 게 너무 상식적인 얘기겠죠. 그런데 우리 현실을 보면. 지난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때 온라인 서베이 화면이거든요. 보시면 ‘배우자의 성별은 가구주의 성별과 같을 수 없습니다. 그래도 변경하시겠습니까?’라고 해서 저기서 변경을 할 경우 그 데이터가 어떻게 처리되는지 통계청에 여쭤봤어요. 그랬더니 그 데이터가 취합은 되는데, 내검 단계에서, 내부적으로 걸러내는 단계에서 배우자를 기타 동거인으로 뺀답니다. 임의로, 동의를 구하지 않고. 그런데 기타 동거인은 잘 아시겠지만 고용인이나, 하숙인이나, 이런 사람들을 상정하고 만든 항목이잖아요. 말하자면 멀쩡한 배우자를 고용인으로. 어떤 종류의 조작을 하는 거죠. 근데 통계라고 하는 것은 정책의 근거가 되는 것이고, 통계가 현실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한다면 정책이 잘못될 수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제가, 미국같은 경우에는 동성혼 법제화가 훨씬 이전부터, 통계에서는 unmarried partner라는 항목으로 동거에 대해 계속 인구사회학적 특성을 파악했기 때문에, 내일부터 시작되는 조사에, 이런 결혼하지 않은 파트너 항목을 넣을 수는 없지만, 하나 제안을 드리고 싶은데요. 이번 조사 앞두고 배우자의 성별하고 가구주의 성별이 같은 데이터도 기타 동거인이 아니라 배우자인 있는 그대로 그것을 기반으로 통계를 작성해 주실 것을 제안드립니다.

강신욱 청장 : 예, 이미 시스템은 구축돼 있을 텐데요, 어떻게 변경이 되는지 검토해 보겠습니다.

장혜영 위원 : 네, 감사하고요. 조사 앞두고 8월에 경향신문에 시의적절한 칼럼을 써 주셨더라고요. 기존에 없었던 형태가 가족이 되는 다양한 시도들 말씀하시면서, 다양한 가족 형태로의 변화에 부응하는 정책 마련을 위해서 이번 조사에 국민들의 많은 관심과 협조 부탁한다. 이 내용을 반영하기 위해 반려동물에 대한 통계라든가 이런 부분들 반영해 주신 것들 굉장히 좋게 봤고요. 앞으로도 정말, 살아 있는 사람들의, 국민들의 삶을 반영할 수 있는 그런 통계 만들어주시기를 약속해 주십시오.

강신욱 청장 :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이주의 여가위 주요법안


이번주에는 청소년복지 지원법 일부개정법률안 한 건 발의됐습니다. 국감이 진행되고 있는 와중이라 발의도 조금은 쉬어가는 모양새입니다. 법안은 청소년상담원, 청소년상담복지센터 등의 청소년복지지원기관 등에서의 정보가 유출됐을 때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의 대표발의입니다.


여가위 10월 11일~10월 17일 계류 법안 목록                                                                                      


법안명: 청소년복지 지원법 일부개정법률안 

발의자: 김성원의원 등 15인

발의일자: 2020-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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