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7월 26일 금요일
내 텃밭에서 자라는 대파는 두 종류다. 한 종류는 외대파라고 불리는 대파로 종묘상에서 사다 심는 대파이고, 다른 하나는 지금은 많이 사라져 버린 토종대파이다. 작년 가을 지인에게 얻은 토종대파를 키우고 있다. 토종대파는 말 그대로 오래전에 우리 땅에 들어온 외대파가 우리 땅과 기후에 맞게 토착화된 종이다.
토종대파의 이름은 ‘삼동파’이며, ‘겨울 3개월’을 살아남는데서 이름이 유래되었다. 겨울을 보내고 날이 풀리면서 냉이, 쑥과 함께 삼동파 싹이 올라왔다. 외대파보다 한 달 빠르게 자랐다. 5월이 되어 삼동파 잎 끝에서 모체와 같은 모양의 대파가 달렸다. 식물체의 일부분에서 새로운 개체가 되려고 하는 ‘새끼 식물체’를 주아라고 하는데, 주아를 떼어 땅에 심으면 엄마삼동파로 자란다.
주아로 번식하는 식물은 삼동파 외에도 여러 개체가 있다. 다육과에 속하는 대부분의 식물과 여름을 화사하게 수놓는 백합과의 참나리가 있고, 그리고 천남성과에 속하는 독초인 반하, 그 외에도 말똥비름과 혹쐐기풀, 마 등이 주아번식을 한다. 주아와 포기 나눔, 두 가지 방식으로 번식이 가능한 삼동파는 이웃과 쉽게 나눔 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좋은 토종작물이다.
하지만 삼동파처럼 우리 토질과 기후에 적응해 온 좋은 토종씨앗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화원이 국적을 알 수 없는 신품종 꽃들로 가득 채워지는 사이, 씨앗과 모종을 판매하는 종묘상도 그렇게 변하고 있다. 이름도 알 수 없는 ‘올해 새로 나온’ 감자, 고구마, 상추, 딸기, 고추 등 신품종 밭작물들이 상품으로 전시되어 있다. ‘더 맛있다’는 말에 현혹된 사람들은 씨앗의 출처나 재배법을 알지 못한 채 구매하고 심는다. 그러는 사이 우리 토종씨앗들은 아무도 모르게 사라지고 있다.
2000년대 들어 토종 씨앗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괴산한살림우리씨앗도서관>을 지키고 있는 농부 안상희 씨는 그중 한 명이다. 그가 토종씨앗을 지키려는 이유는 단순하다. 기업으로 빼앗긴 씨앗의 주권을 농부들에게 되돌려 주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작물은 토종씨앗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안상희 농부와 같이 토종씨앗을 지키고 보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들이 있어 삼동파가 내 밭까지 오게 되었다.
삼동파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방법 하나를 찾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