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주의보 지속 발효 중

24년 7월 31일 수요일

by 보리남순

폭염주의보 지속 발효 중. 부모님께 안부전화 드리기, 낮시간 야외활동 자제, 폭염 안전수칙(물, 그늘, 휴식) 준수 등 건강관리에 유의 바랍니다.



안전문자가 아니라도 이런 폭염에는 밖에 나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습하고 기온이 높은 오늘 같은 날에는 일은 아침저녁으로 쪼금만 하고 동안거, 하안거에 들어간 스님들처럼 뒹구는 시간이 많다. 날씨 때문에 갖게 되는 강제휴식이지만, 호사라고 생각하면 이만한 호사도 없다.

호박밭과 옥수수밭 풀베기는 해거름으로 미뤄두고, 폭염을 핑계로 배 깔고 누워 글밭을 헤집다가 옥수수를 삶는다.


자색옥수수는 이웃 농부가 키운 옥수수다. 다듬고 찌는 시간만 해도 1시간 40분이 걸렸다. 잠자리 날개 같은 엷은 옷을 몇 겹이나 껴 입었던지 껍질을 벗기고 수염을 걷어내는데도 품이 많이 든다. 스물다섯 개를 손질하면서 벌레 한 마리를 발견했고, 파먹은 흔적만 남은 옥수수는 서너 개였다. 땀으로 키웠을 옥수수로 하모니카를 불다가 다시 책을 집어든다. 읽고 있는 책은 권정성 선생님의 산문집 <우리들의 하느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