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lerance

Istanbul, Turkey

by 최다운 바위풀
Istanbul, Turkey


06년 10월 Istanbul


2006년 가을 이스탄불, 막 우기가 시작되던 때였다. 비에 젖어 반짝거리는 술탄 아흐멧 뒷골목의 보도블록들과 멀리 보이던 사원의 푸른 빛. 그랜드 바자의 번잡함과 아야 소피아에서 바라 본 블루 모스크의 모습. 수피교 신자들의 경건한 춤 의식과 옅은 비바람이 불던 다리 밑에서 사 먹은 고등어 케밥의 기억들. 처음 마주한 우중 이스탄불의 풍경이 마음에 와 닿아 오히려 해가 쨍한 날의 풍경이 어색하게 느껴졌었다.


그 후 십 년, 올해만 두 번째인 이스탄불 출장길이다. 지난 달 출장 때는 도착 하루 전 날 시내 중심가에서 폭탄 테러가 있었고, 이스탄불을 떠난 지 며칠 후에 국제공항 테러가 발생했다. 이후 이어진 쿠데타와 계엄령, 그리고 반정부 인사 탄압까지, 한 달 사이에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쿠데타 이후로 많은 고층 빌딩들 외벽에 거대한 터키 국기가 걸렸다. 지금 내가 있는 사무실 빌딩도 어제 국기를 내 걸었다. 현 정부 지지를 표하기 위한 행동이라 한다. 반정부 인사가 감금되고 있는 현실의 한 쪽엔 밤마다 국기를 차에 매달고 경적을 울리며 내 달리는 터키인들이 있다.


10세기가 넘는 동안 가톨릭의 성소였던 소피아 성당을 부수지 않고 자신들의 사원으로 사용한 투르크인들. 이후 몇 백 년이 흘러 그 기억이 잊혀갈 즈음, 아야 소피아의 두터운 회벽 밑에서 기독교 모자이크화가 발견되자, 이곳의 한 종교의 전유물로 두지 않고 모두를 위한 박물관으로 사용키로 한 터키인들. 이 곳의 역사에 이어져 오던 이러한 공존의 정신은 지금 이 곳엔 더 이상 없다.


내가 처음으로 왔던 십 년 전의 터키와는 너무 많은 것이 달라졌다. 조금 거슬러 올라가 보면 작년부터 시작된 앙카라와 이스탄불에서의 잦은 테러가 시작점이었던 것 같다. 단지 이곳뿐만은 아니다. 오늘 신문에는 프랑스의 IS테러 기사가 또 떴다. 이제는 전 세계 어디든 안전하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무엇이 우리가 사는 세상을 이렇게 만든 걸까라는 생각이 드는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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