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일의 나에게 보내는 편지

개학이 싫은 나에게

by 오땡땡님

지금으로부터 대략 3주 뒤의 나는 얼마나 또 고되다고 칭얼거릴까

3월 3일 화당초 교단에 선 나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아 지금 생각해도 심장이 벌렁벌렁 숨이 막힌다.

새로운 학생, 새로운 선생님, 새로운 일들, 그 무엇도 편안한 게 없는 그 상황.


그래도 미정아, 너는 뇌과학에 대해서 조금 배웠잖아. 유튜브 뇌과학 선생님한테...

자꾸 걱정하면 할수록 커지는 게 걱정이라 나쁜 생각은 가위로 싹둑 끊어버리라고 선생님이 말했잖아. 잊지 마 제발...

그렇지만 그런 교과서적인 말이 뭐가 중요하니? 인생은 실전이야. 교과서랑, 책이랑 다르다고!


아마도 나는 대략 3월 1일부터 이런 모습일 것이다.

교육 관련 서적 뒤적거리면서 앞으로 어떻게 학생들을 지도할지 나를 세뇌 시키기(카리스마쌤, 애들 휘어잡는 쌤, 무서운쌤, 앞으로이끌어나가는쌤)

지난 과오를 떠올리며, 앞으로는 그런 선생님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그 대응방법 찾아보기(고작 인디스쿨 검색이겠지만)

넘치는 업무 어떻게 처리할까 걱정하기


이렇게 나의 3월 1일 및 2일은 온갖 걱정으로 밤낮을 지낼 것이 뻔한데, 꼭 거센 파도에 던져진 뿌리 뽑힌 미역 한줄기 같겠지. 진갈색의 꾸질꾸질 흐리멍덩한 미역 한 줄기 같이...... 파도가 치는 대로 이리 갔다가 저리 갔다가, 정신 못 차릴 것 같은데..

그렇지만 방학 때 충전된 에너지로 어찌어찌 일주일은 지날 것이다.

그러다가 3월 둘째 주~셋째 주가 되면 좀비 같은 사람이 되어 살겠지...

새벽 6시 반에 일어나서 출근 준비를 하고, 7시 50분이면 학교로 출발하고, 저녁이면 지친 몸을 이끌고, 저녁밥을 먹고, 살기 위해 몸을 조금씩 움직여 보지만 금방 포기하게 되는 그런 사람이 되어 있겠지.

그 반복적인 삶에 한줄기 빛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뭐든 희망이 한줄기라도 보이면 그걸 보고 앞으로 나아갈 텐데,

내가 가보지 않은 미지의 세계에는 왠지 나쁜 일들만 가득할 것 같다.

분명 나를 웃게 할 좋은 일도 있겠지?

어떻게든 좋은 일, 웃을 일을 찾아야 할 텐데....

돈 벌러 가는 길이 즐거울 수 있겠느냐만 그렇게 살기는 싫단 말이야..

그래, 그래도 나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살아갈 거야.

지금껏 그래 왔던 것처럼. 돌이켜 보면 배우는 것도 깨닫는 것도 늘 있으니깐, 또 분명 항상 빛 한줄기는 있었으니까!

미래의 나야, 내가 응원할게!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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