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송별회를 뒤로 하고

새로운 곳으로 안녕!

by 오땡땡님

지난 2월 12일은 나의 송별회였다. 4년 간 몸 담았던 학교와 이별하는 날.

출산한 해를 빼놓고는 매년 송별회를 참석하곤 했는데, 이렇게 유난히도 차갑고도 허무한 송별회는 처음이었다. 나조차도 따뜻한 사람은 되지 못하지만 누군가에게 대접받지 못하니 헛헛한 마음이 쉽사리 지워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성대한 파티를 바라는 것도 아니다. 어딘가 주인공이 되고 시끌벅적함 속에서 튀고 싶은 것도 아니다. 다만 바라는 것은 서로를 위한 따뜻한 한마디였다.

"그동안 고생했다, 참 고마웠다, 미안했다, 힘이 되었다, 또 만나자." 뭐 이런 마음을 나누는 말들 말이다.

서로가 함께한 시간, 또 함께한 일들을 되돌아보며 추억해 보는 그런 시간들.

내가 바라는 것은 그런 것들이다.


따스한 연결은 어떻게 시작되는 걸까?

서로의 마음과 마음이 연결되어 상대방을 생각하게 된다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된 걸까?

누군가를 위해 내 마음을 드러내고 정성을 보인 다는 것이 서로에게 부담이 될 때가 많다. 누구보다 내가 가장 그런 성격이니깐.

우리는 왜 그렇게 서로에게 냉랭하게 된 걸까. 내 곁을 내어 주기가 그리도 어려운 걸까. 자존심이 상하는 걸까 아니면 어색한 걸까?


1시간 30분 동안의 송별회 동안, 내 오른쪽에 앉았던 선배 교사가 자꾸 생각이 난다.

그녀는 내게 이렇게 한 세 네 번을 소리쳤다.

"다른 학교로 간다니 좋은 가봐?

얼굴이 얼마나 좋아!

이제 막상 거기 가면 우리 학교가 그립다고 나한테 연락하게 될 걸!"

마음은 그렇지는 않겠지만 영락없이 화를 내는 표정과 말투였다.

없이 웃는 내 얼굴 때문에 화가 난 걸까?

일부러 죽상을 하고 있어야 했던 걸까?

남의 웃음을 이유 없이 싫어하는 사람들은 어디든지 있다.


그렇게 우리의 송별회는 흘러갔다. 그저 그렇게. 갑자기 투자 이야기를 한다던지, 얼마를 잃었다던지, 3년 후에 은퇴하면 멀리 떠날 거라는 선배 교사의 말과 뜻하지 않게 6학년을 맡게 된 어떤 선생님을 걱정해 주는 말들.

나는 분위기가 무르익기를 기다렸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는 무언가 마음을 전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 아니었다. 그냥 딱 "밥 만 먹고 스몰 토크하는" 그런 분위기.

그런데 딱 거기까지 였다. 우리는 그렇게 간단히 밥만 먹고, 적당히 인사만 하고 헤어졌다. 떠나는 사람들에게 다가와 따스히 손을 흔들어 주는 사람은 없었다.

모르겠다. 이런 아쉬움도 사치인 걸까? 이런 감정을 느끼는 내가 투정을 부리는 걸까?


막연히 투정만 부리기엔 나도 한결같이 차가운 사람일 때도 있었다. 누가 누구를 탓하랴.

또 누군가는 이렇게 말해 주었다. 오히려 훌훌 털고 새로운 곳에 가서 잘 지낼 거라고! 이곳을 그리워하지 않을 거라고!

그래 그렇게 미련 없이 새로운 곳에 가서 둥지를 틀 수도 있겠지.


다만 앞으로 나는 좀 따뜻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어떻게 하면 따뜻한 사람이 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따뜻함이 노력으로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넬 수 있는 그런 사람.

이제는 따스함도 노력과 용기가 필요한 것 같다. 먼저 마음을 건넬 수 있는 용기 있는 사람이 되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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