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어제는 개학하고 처음으로 도시집 다녀오는 날이었다.
후와 진은 유학생활 시작하고 처음으로 도시집을 다녀오는 날이어서 누구보다 더 설레고 남달랐을 것이다.
나도 집을 떠났다가 처음으로 집으로 돌아갔을 때 느꼈던 그때의 감정이 떠올랐다.
처음 시작한 산촌유학 두 주간의 생활.
계곡 물놀이, 산책, 운동장에서 하루종일 논 것외
새로운 환경에서 유학생활과 학교 생활 두 곳 다 적응하느라 힘들었을지도.
토닥토닥, 잘 하고 있어.
점심을 먹으려고 대파를 송송 썰었다.
칼이 지날 때 마다 잘려진 파가 동글동글 도마위에 누웠다.
누워있는 대파 속 모양이 눈에 들어왔다.
엉뚱하게도 감사한 마음이 느껴졌다.
왜 이 순간에 감사한 마음이 드는 거지.
지금까지 수많은 대파를 썰면서도 들지 않았던,
지금 이순간 누워있는 대파의 속모양을 보면서
느껴지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감동이 밀려왔다.
매순간이 감사의 순간이다.
이 아이들이 내 앞에 도착했고
나는 아이를 통해 나를 본다.
지금 순간처럼 감사하라는 신의 계시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