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오늘 내가 보장할 수 있는 말
거짓말을 혐오하는 거짓말쟁이
나는 거짓말 하는 것을 굉장히 싫어한다. 그런 성격 탓에 회사를 때려치게 된 이유도 있다. 회사에서는 늘 거짓말을 하게 된다. 물론 안할 수도 있다. 그런데 그러면 많은 갈등과 설명과 귀찮음이 발생한 다는 것을 수많은 나의 진실을 이야기 했을 때 경험을 해서, 그냥 거짓말을 하는 선택을 하게 되었고, 거짓말을 상대가, 회사가 원한다고 굳게 믿고 있다. 그래서 거짓말 안하고 맘편히 존재하고 싶다는 너무 강력한 욕망이 회사를 때려치게 만드는 어쩌면 바보 같은 이유기도 하다.
과거의 내가 했던 진심과 진실을 지금의 나의 상황과 선택과 가치관에서 미루어 짐작하면 거짓말이 된 경우가 많다. 과거의 나는 과연 지금의 나와 같은 사람일까 궁금할 정도로 나와는 다른 사람인 것 같다. 내가 나를 해고 할 수 있다면, 내가 했던 발언 들을 모아, 15세때 이발언은 해고된 사람으로, 2021년 나라는 인간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음을 밝히는 바입니다, 이렇게 홈페이지라도 파고 싶은 심정이다.
연애때 한말은 그냥 거짓말이라고 치자
특히나 연애에 관련되면 더욱더 그런 것 같다. 이상형이니, 결혼관이니, 다 거짓말이 되었다. 그 당시에는 그렇게 생각했을지 모르겠지만 지금의 나와 맞는 것은 하나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너무나 다르다.
가끔 새벽에 전화하며 울던 전 썸남이 생각날 때가 있다. 갑자기 잘 통화하다가 침묵이 이어졌다. 뭔가 잘못되었음을 느끼고 왜 그러나고 묻자 그는 울고 있었다. 나의 너무나 단호한 가치관에서 뿜어져나오는 말들에서, 그럼 너와 나는 영원히 맞는 사람이 될 수 없는 거겠구나, 라며 엉엉울던 그 장면이 굉장히 선명하게 남아있다. 벌써 몇 년 지났는지 생각도 안나는 시절의 이야기라 그 때 내가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당연히 기억은 안 나지만, 한가지 확실한건, 그때 내가 했던 이야기의 가치관이 지금은 다 버리고 없다는 거다.
그때는 다이아몬드보다 더 단단한 가치관처럼 느껴졌던 나의 가치관으로 상처줬던 사람에게, 나의 어리석음을 사과하고 싶지만, 사과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도, 갈대처럼 바뀌는 가치관 주제에 영원처럼 자만하며 언어를 내뱉었을 내가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개인적인 마음일 뿐이다. 몇 년이나 지난 겨우 몇 달정도의 썸 상대가 갑자기 연락해서는, 그 때 내가 무슨 말했는지 기억은 안 나는데,,,,,, 너도 기억이 잘 안 나겠지만, 그날 니가 울었거든? 근데 그 원인들이 다, 내가 거짓말한 거였더라. 거짓말해서 미안, 이라니, 이게 무슨 괴랄한 경우인가.
절대를 절대 말하지 않아
내가 지금 해서 거짓말이 안될 확신은 내가 미래에 무슨 말을 하게 될 지 모른다는 거다. 1년전의 나도 1년뒤의 내가 이렇게 될지 상상도 못했는데, 몇 년뒤의 나를 감히 상상도 못하겠다. 그래서 회사를 그만둔 것도 절대로 후회하지 않을 거야 라고 말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회사를 그만 둔 것은 반드시 후회 할 것 같다. 지금도 통장잔고를 보면 1달 더 참을 걸 그랬다하는 찰나의 후회가 밀려오려고 하는데, 후회를 한 순간도 안하기는 쉽지 않다. 구름처럼 떠다니는 수많은 감정들이 수많은 사건으로 인해 이리저리 흘러갈텐데, 설마 한번을 후회하지 않을까.
내가 미래에 어떤 나로 변신이 되어있더라도, 그때의 내가 지금나의 선택과 행동과 말들을, 몇 년전 썸남을 울렸던 나의 가치관처럼 수치스럽게 생각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