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 2. 스드메(1)
스드메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일단 내가 가장 의아하게 생각하는 것은 왜 스튜디오가 존재하는가 이다
사실 이해는 가지 않는다
사진에 그다지 의의를 두지 않아서인지 모르겠으나, 왜 결혼사진이 필요한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있다
왜지? 왜 필요할까
챗GPT선생님께 물어봤다 왜 스튜디오 사진이 필요한가
선생님께서는 결혼식장을 큰 곳에서 하는 경우 결혼식장용, 청첩장용, 추억용, 부모님 드릴용, 이런 식으로 말을 했다
해외에 오래 살았다 보니 한국의 결혼식에 자주 가보지 못해서 결혼식장에서 사진을 요구하는지 물어봤다. 사람들이 이 커플의 결혼식이다라는 것을 알기 쉽게 하기 위함이나, 구분용으로도 쓰인다고 한다. 그것 또한 이해가 가는 답변이다. 그렇다면 사진이 필요하긴 한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이 스튜디오일 필요가 있는가?
만약, 웨딩홀에서 스드메를 요구 혹은 패키지로 안 할 수 없다면 어쩔 수 없는 노릇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나에게 필요성은 없을 듯하다. 사진을 위해 돈과 시간을 쓴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나에게 추억은 당일날로도 충분하고, 그냥 아이폰으로 찍어도 된다.
그러니, 스드메의 스는 나는 필요가 없었다, 정 필요하다면 미래의 남편과 긴히 상담을 하기로 하겠다. 사진이 필요하다면 집 앞 공원에서도 다정히 찍을 수 있는 것 아닌가 싶다.
그다음은 드레스 일 것이다.
생각보다 드레스는 비싸지 않은 듯하다. 대여비가 몇십만 원에서 몇백만 원이라고 하니, 뭐 드레스면 그 정도 들 것 같다. 그러나, 나는 드레스에 대한 로망이 없다. 불편한데 입고 있을 것을 생각하면 불쾌하고 짜증이 난다. 굳이 웨딩드레스를 입고 싶지는 않으나, 예전에 음악회에 갔다가 그냥 일반 보세 원피스 같은 것을 입고 온 연주자의 행태에 매우 안 좋아 보였던 경험이 있기에, 특별한 날을 위한 자세는 꼭 보여야 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나는 한복을 입겠다. 결혼식이니 유튜브에서 발견한 이런 밑으로 내려오는 한복을 구해야겠다. 속치마는 5-8만 원이면 광장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을 것 같으며, 중고치마를 구입한다면, 저고리만 맞추거나 중고로 구입하면 되니, 광장시장 가는 비용 9만 원 + 속치마 8만 원+ 중고치마 5만 원 + 저고리 맞춤 25만 원 +댕기 5-10만 원 정도로 최대 60만 원의 비용이 들 것 같다. 노리개는 소장하는 것 활용.
글을 쓰다 보니 신발이 없다. 그러나 나는 무지 외반증을 고치는 것을 올해 최대의 목표 중 하나로 잡았을 만큼 발이 매우 민감하고 아프다. 무지 외반증이 악화될 바에는 그냥 크록스를 신고가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소름이 돋는다. 가지고 있는 메리제인 신발을 일단 신기로 하겠다. 결혼이고 나발이고, 나의 발이 가장 소중하다. 어릴 때 웨딩슈즈로 하겠다며 사둔 화려한 신발이 있지만 하이힐이고, 어차피 한복이랑 어울리지도 않는다. 오늘 버리던지 해야겠다.
피로연을 할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해외에 있는 특성상 할 가능성이 높으니, 한다고 치면 옷을 갈아입거나 다른 옷이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걱정하지 말자. 나에게는 해외에 다시 나간다고 미리 구입해 둔 생활한복과 비슷하지만 매우 퐈려한 한복원피스 세트피스가 있다. 그 친구를 입으면 충분히 중요한 날에 주인공 느낌이 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니 피로연 옷은 0원으로 하겠다.
물론 상대방이 외국스타일 예식과 드레스를 꿈꿀 수도 있겠다. 그건 적은 가능성이지만 열어두어야 한다. 그러나 그런 적은 가능성까지 지금 검토하는 것은 그만두자. 어차피 서로가 개성을 가지고 결혼하는 건데 하이브리드 식도 나쁘지 않을 거라고 일단 설득해보자. 내가 자유롭게 생각하고 선택하듯, 그대도 자유롭게 개성을 펼쳐보세요. 대자연으로 돌아가 체포되는, 혐오감을 주는, 뭐 그런 거 아니라면 웬만하면 다 협상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