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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결혼 임신 출산하기로 결심한 아직 싱글

결혼 - 2. 스드메(2)

by Funny

위기다. 겨우 스드메의 드까지 왔는데 변수가 발생하고 있다.


일단 충격적 이게도 나의 한복 프로젝트는 큰 문제가 있었다. 하하, 이래서 사람들이 뭔가 그 매니저인가를 두는 것인가? 한복 같은 거, 드레스 같은 거 평상시에 접하는 것이 아니다 보니 몰랐다. 한복에는 속옷이라는 것이 존재한다고 한다. 속치마만 있는 게 아니었던 것이다... 거기다 그 속옷이 25만 원이라고 한다... 그러나 속치마만 입는 것도 상관은 없다고 한다. 그래, 그냥 간으로 하자.


그러나 이런 문제의 발생은 나의 뇌에 비상버튼을 눌렀다. 왜지? 왜 비상버튼이 눌리는 걸까. 내가 너무나 모르는 분야의 너무 예상치도 못했던 변수들과 그 엄청난 비용들에 앞으로의 더 큰 변수와 위기가 상상이 되어서 인지 큰 불안이 몰려왔다. 소름 끼치지 않는가? 나는 지금 싱글인데, N의 만약에 놀이 같은 건데 그런 상상만으로 회사 프로젝트 때도 없던 새벽 5시까지 잠을 설치는 긴장상태에 이르렀다.


나는 잠을 잘 자는, 우울증에 불면증일 때도 2-3시 정도면 자는 친구였는데 5시라니! 이건 그냥 못 잔 거 아닌가? 심지어 7시에 또 깼어! 이게 결혼준비의 위대함인가? 어이가 없다.


어쨌든 한복프로젝트의 문제는 속옷뿐만이 아니었다. 내가 레퍼런스를 한 당의는, 예복 같은 것이어서 저고리를 입고, 그 위에다 입어야 한다고 한다. 오 마이갓... 그러면 저고리도 필요하고, 당의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나는 저고리도 없고, 당의도 없다.


그러나 당근에 한복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려 8만 원에 100만 원이 넘는 수 놓인 저고리를 팔고 있는 분들이 계신다. 가능성이 느껴진다. 안심하기는 이르다. 사이즈가 안 맞을 수가 있다. 한복은 딱 맞게 입어야 한다고 저번에 사장님이 안타까운 눈으로 쳐다보셨던 눈빛을 아직 기억하고 있다. 프로 유튜브 시청자인 나는 이 정보도 유튜브의 알고리즘으로 알고 싶지 않았지만 알게 되었고 유튜버님께 한복 세탁법까지 익힌 상태다. 사이즈가 크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곧.. 오늘 혹은 내일 혹은 언젠가 알려주실 거다. 그때까지는 일단 예산 60만 원에 두고 진행하도록 하자.


그렇다면 메의 메이크업을 생각해봐야 한다.


나는 화장을 하지 않는다. 입술만 바른다의 수준이 아니라, 아예 하지 않는다. 누가 봐도 생얼인 상태로 유기자차 선크림만 바르고 다닌다. 하지만 걱정은 하지 마셔라. 나는 피부가 좋다. 누군가의 두 눈을 테러하기 위함이라기보다는 그냥 귀찮고 화장을 지운뒤의 나를 보는 것도 싫고 무엇보다 화장을 하면 피로해서 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내가 셀프화장을 했다가는 당일날 대참사가 일어날 수 있다.


물론 나도 돈 주고 화장을 받아본 적이 있다. 10만 원쯤 주고 엄마 아들의 결혼식에 참석했던 기억이 있다. 가격이 기억이 안나는 것은 엄마 아들의 결혼식에 참석하는 것도 불쾌한데 굳이 내 돈까지 내는 것은 더 쉽지 않은 일이 기어 엄마가 내줘서 기억이 안 난다. (그러나 엄마아들 결혼한다고 한 200 정도 현금으로 쏴줬다. 별생각이 없어서 정확한 액수는 기억이 안 난다. 비난은 접어두도록 하자.)


다른 사람들이 그래도 놀라지 않도록 화장을 하기는 해야 한다. 국악 메이크업을 검색해 보니 가격은 다 상담이라고 쓰여있다. 한 곳에 3명이 25만 원이라는 정보가 있다. 그렇지 엄마도 한복을 입을 거고 미래의 시어머님도 화장은 하시지 않을까? 이모도 하시겠지. 그렇다면 일단 인수 할인을 생각해서 8만 원에 잡아두자. 한국무용 같은 거 하는 지인이 있으니 뭐 알아보면 메이크업하는 사람들 소개는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뭐 어차피 당일날 내 얼굴은 내가 보는 게 아니고 남이 보는 것이다. 내가 아무리 마음에 안 들어도 평상시에 생얼만 보던 사람들은 다 예쁘다고 할 것이며, 10년 후에 사진첩을 돌이켜보면 10년 후의 나보다는 거지 같은 메이크업의 나라고 해도 더 어여쁠 것이니, 메이크업 한 번에 몇십만 원을 투자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쓰다 보니, 머리는,,,? 그렇다 머리는 포함이라고 생각을 하고는 있는데 해줄지는 모르겠다. 머리까지 해야 하니까 일단 가격을 인당 10만 원으로 조정하자. 그리고 주인공임을 주장해야 하니 머리에 뭔가를 꽂아야 할 것 같다. 어릴 때 사놓은 나비가 있는데 그것만 달아도 될 것 같긴 하지만 한복느낌을 내려면 2만 원짜리 비녀꽂이 같은 건 추가해야 할 듯하다. 그리고 가채가 있어야 좀 분위기가 살지 않을까. 가채쪽머리가 있다.


https://smartstore.naver.com/salondemarry/products/4587257193?nl-query=%EC%AA%BD%EB%A8%B8%EB%A6%AC&nl-ts-pid=jfDk2wqVW9hssk8Qj%2B4-258041&NaPm=ct%3Dmiilhujk%7Cci%3Dab5ec48bfcfcc5b5440d4c8e0cd707fc8374a163%7Ctr%3Dsls%7Csn%3D293776%7Chk%3Da38122c883d4173f950114847f055287e27b2c84


감사하다 이 가격에도 해결이 가능하다니.


그러면 헤어포함 메이크업 예산은 일단 15만 원에 진짜 필요하면 지인에게 연락처 받기. 이 정도면 완전 J인 줄.


이제 프로포즈, 스드메까지 왔다. 프로포즈는 아직 가격미정, 만약 미래의 남편이 스마트워치가 없다면 사줘야하니 (시계값 120만원 가상의 버짓*) + 스튜디오 0원 (가상의 남편분은 선생님께서 부담하시겠지) + 드레스 한복 60만원 + 국악 메이크업과 헤어 15만원

총 75만원에 가상의 시계값 혹시몰라 120만원을 더하면 200만원이다. 이미 미니는 아닌것 같긴한다. 그러나 나는 스몰웨딩을 하겠다고 한적이 없다. 내가 원하는 결혼을 계획하는 것이다.


*그렇다. 나는 남편님이 프로포즈를 하는데 시계가 없다고 하시면, 아이워치 울트라를 사드릴 생각이다. 물론 하고 나서 안쓰신다면 내가 회수해서 쓸거다. 2년 동안 갖고 싶었는데 좋은 핑계라고 생각을 했다면 그럴 수는 있다. 하지만 필요하시다고 계속 쓴다고 하시면 기쁜 마음으로 드릴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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