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4. 신혼여행
신혼여행은 안 갈 거다.
끝
번외)
신혼여행은 왜 가는가
신혼여행은 왜 가는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궁금증이 늘 있었다. 왜 가는 걸까. 여행은 늘 가는데 굳이 신혼여행이라고 또 가야 하는가? 도대체 왜 가는 건가?
이런 궁금증에 잘 대답해 주시는 Claude AI선생님에 따르면, 첫날밤의 프라이버시 등을 이유로 서양에서 결혼 후에 여행을 하는 것이 유행이었는데 한국에서도 서양문물이 들어오면서 60-70년대에 제주도 여행을 시작으로 유행을 했다고 한다.
그러니까 지금은 그냥 관성으로, 남들 다하니까, 하는 것으로 결혼이 시작되기 전에 둘만에게 집중하는 마지막 기간이라고 하는데 현대에 이런 게 의미가 있나 싶다. 거기다 나는 여행을 싫어한다.
선생님께서는 말씀하셨다. SNS가 하나의 이유라고. 휴양지에 가서 예쁜 사진을 찍는 것이라고. 나도 한때는, 회사에 다니고 할때는 신혼여행이라는 핑계가 아니면 안갈것 같은 곳, 물에 잠기고 있어서 더더 미래에는 못가게 될지도 모르는 몰디브에 가고 싶던 적이 있다. 바다에서 뒹굴거리는 것을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그래서 지금은 몰디브도 가고 싶지 않고 무엇보다 나는 SNS를 하지 않아 사진 이유도 공감은 가지 않는다.
사회적 압박으로 안 가면 왜 가지 않느냐, 가난하냐, 이런 압박이 있다고 한다. 일단 그런 압박이 아마 나에게는 들어오지 않을 것이며, 들어온다면 나의 매우 의아한 말투로 왜요?라는 대답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누군가의 기준으로는 부자이고 누군가의 기준으로는 가난한데, 가난하냐? 라는 질문을 들으면 그 사람의 기준으로는 가난해 보였을 수 있으니 예라고 그냥 대답해 줄것이다. 나에게 이런류의 사실적시는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마지막 논리는 평생의 한 번이라는 논리라고 한다. 사실 매우 의아한 표현이다. 나는 단 한 번도 같은 시간을 살아본 적이 없다. 그 누구도 그렇다. 매 들숨 날숨이 다 첫 번째이고, 나의 오늘도 내일도 어제도 똑같이 소중한 차별 없는 하루고 모든 여행이 다 그때의 처음이었다. 굳이 신혼여행이라는 라벨을 붙이지 않아도 나에게는 모두가 소중하고 추억 돋는다. 굳이 하루에 돈을 더 써서 미래 소중한 내가 돈에 허덕이게 하고 싶지 않다. 과거의 내가, 과거의 남편이, 과거의 부모님들이 열심히 번 돈을 그런 허접한 이유로 낭비하고 싶지 않다.
진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