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6. 난자냉동 과정 편
내가 이 나이가 되도록 난자냉동을 하지 못한 이유는 아플까 봐였다. 예전에 잘 모르고 그냥 해야 한다고 해서 그런가 보다 하고 유방에 종양을 제거한 적이 있는데 다른 사람들은 별로 안 아픈 그냥 조직 검사 정도다 이래서 했는데 나는 5년 넘게 아팠고, 시술 후에 앞으로 이런 것을 또 해야 한다면 차라리 그냥 죽어야겠다고 싶을 정도로 아팠다. 그렇다 나는 엄살쟁이, 아픔에 민감한 호들갑 쟁이이다.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아픔과 나의 인식이 너무 달라서 사기당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던 경험이 있었던 터인지, 다른 사람들조차 힘들다고 난리인 난자냉동 과정을 내가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고 너무나 강력하게 임신과 출산을 하고 싶다는, 그 어떤 어려움도, 이 가격에도 나는 다 빚을 내고서라도 해야겠다는 강력한 마음을 먹기까지는 도저히 병원에 발이 안 떨어졌다.
그리고, 그 발이 안 떨어진 것은 옳았다. 안 아프지 않다.
처음 4일 동안은 1개의 과배란 주사를 맞았다. 간호사 선생님께서는 내가 이런 내용이 처음이라는 사실, 내가 나에게 일반인의 자격으로 "주사", 무려 바늘을 꽂아 넣어야 한다는 사실에 기절할 듯 호들갑을 떨어대는 것에 의아함을 표현하셨었는데, 무려... 오늘 나를 기억하고 계셨다. 아... 나는 또 기억에 남는 호들갑을 떨었나 보다.
의연하게 운명을 받아들였다고 생각했는데 간호사 선생님께서 오히려 측은하게 바라보시며, 하실 수 있겠냐고 하셨다.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셨겠지? 그렇다. 무려 진짜 쌩주사기를 들고 오셨을 때는, 지금이니? 지금이야? 니 이제 기절해? 이런 마음이었지만, 일단 작은 주사기로 변경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조금 마음을 놓았는데 아주, 아주, 아팠다.
그러니 이제 나는 주사를 3방을 놔야 한다. 왜냐하면 나의 난자들이 잘 자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난소나이가 좋게 나와서 이제 다 되었다고 안심하고 있었는데 한쪽만 자라고 한쪽은 미비하다고 한다. 난소선생님들... 한 번만 도와줘.... 안 돼... 이 짓을 또 하는데 너무 힘들어.... 돈이 얼만데... 아르바이트한다고 생각하고 호르몬들아 힘을 내라!!!!
역시 사람은 닥치면 다 하게 되어있다. 죽을 것 같은 어이없음의 답답함도 400이 넘는 돈을 들여 이 고생을 해서 한번 갈 때마다 오전을 통으로 날리면서 매우 아픈데, 주사 놔야지, 무슨 못하겠다고 징징거릴 것인가, 해내야지!!! 3방이 아프면 어쩔 것인가. 그렇다고 안 맞을 거야? 돈 날릴 거야? 지금까지 매몰비용 무시할 거야? 할 수 없지 매몰비용에 아주 연연해서 아무리 아프고 아려도 해야지.
그렇다. 난자 냉동, 시간과 횟수만이 아니다. 아프기도 하다^^
그러나 오해는 말자, 진짜 죽을 만큼 아픈것은 아니다. 그냥... 생각보다는 아프다...? 아픈데 효과도 없어서 더 아프다...? 뭐 그런거다. 400만원을 생각하면 충분히 극복 가능한 아픔이지만, 왜 내가 아픈데 통장도 아파야하나 분노가 살짝 올라오는 그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