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REW LAEDDIS

by HhyunKn



너 그거 알아? 네가 왜 네 살을 파먹기로 했는지 말이야

네 사슬은 피에 새겨져 있다는 거야 빌어먹을 유전말이야

좁디좁은 세상에 콱 못 박아 두었던 거야

착하다 하면 착한 줄 알았던 거야

못났다 하면 못난 줄 알았던 거야

그게 사랑하기 때문이었다구?

그들도 새겨진 대로 살아왔을 뿐이라구?


.. 알겠어


너 그거 알아? 네가 왜 네 살을 파먹고 있는지 말이야

네 사슬을 네가 나기도 전에 시뻘겋게 새겨 놓았다는 거 말이야

너도 모르는 새 못 박혀 살았던 거야

근데 생각해 보니까

구멍나 매달려 있는 너를 사랑한 거잖아

그들 역시 못 박힌 채로 살아온 거잖아

깨닫지 못한 내가 잘못이라구?


.. 맞아


너 그거 알아? 내가 왜 나를 못 박고 있는지 말이야

더 깊고 붉게 새겨 놓는다는 건 말이야

그들도..


어?


왜 꼼짝도 없이 거기에 있냐고?


어?


너 누구야









이번 글을 두 번째로 포스팅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다소 과격한 이미지를 연상시키기도 하고 그런 이미지가 제가 구상하는 브런치북의 분위기와 너무 멀어져 버리는 것 같았습니다. 저 혼자 한 번씩 읽어 봐도 그만인 변변찮은 글이지만 이렇게 저의 프로젝트 중에 포함시키고 안시키고의 차이가 또 크더라고요. 저의 한 부분을 다듬은 작은 작품에 애착이 가는 것도 맞는 것 같습니다. 읽으시면서 눈살이 찌푸려지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이 또한 진실된 저의 일부분이고 이렇게 활자를 통해 제게 남은 찌꺼기를 게워낼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말로 변명 아닌 변명을 해봅니다.


이 시는 제가 종종 겪는 인지부조화에 대해 생각하면서 쓰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새로운 사실을 알았을 때, 내가 이전부터 알고 있던 내용이었는지 방금 막 처음 들은 내용인지 헷갈리더니 어느 순간에는 아주 처음부터 내 안에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추론해 냈다고 생각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인지했을 때 문득 싸늘한 기분을 느끼고 이 미묘한 감정을 공포스러운 분위기로 표현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좀 강렬한 이미지를 넣고 공포 분위기를 넣다 보니 다른 내용의 작품이 나와버렸네요..


처음 구상한 느낌과는 조금 다르지만, 이 시 또한 저의 일부분을 담고 있습니다. 이후에 또 얘기할 기회가 있을 것 같은데요. 제 남은 찌꺼기 중에는 여러 원망과 분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런 감정의 화살을 남에게 돌리다가도 그 추악함을 느끼고 그런 나를 혐오하는 이런 거무죽죽한 찌꺼기들의 부딪힘. 나와 나의 갈등, 혼란, 자기혐오의 상태를 조금은 과격한 표현으로, 다소 어지러운 구성으로 그려보았습니다.

제목은 영화 '셔터 아일랜드'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작중 이름을 가져왔습니다. 그와 관객이 느끼는 혼란과 갈등이 제 안의 그것들과 일치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고, 작품의 서스펜스적인 분위기까지 조금 가져오고 싶었습니다.


아침부터 너무 구리구리한 것 같아서 차분한 한편 더 써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대단한 분위기 반전이 있지는 않지만요..ㅎㅎ


감사합니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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