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려면
끊임없이 해야 하는 일이 있다
미루고 미루다가도 결국
흐르는 물로
부스러진 나의 몸 조각들을
씻어 떨어뜨려야 한다
나를 이루기 위해 기쁨으로 입안을 채운 것들이
촉촉이 피와 살을 이루다가도
이내 말라붙어
아직 내 일부인 것처럼 나를 어지럽힌다
남겨진 기억들이
아직 내 일부인 것처럼 나를 어지럽힌다
미련과 후회로 말라붙은
나를 따뜻하게 이루고 있던 추억들을
나는 결국
흐르는 시간으로
씻어 떨어뜨려야 한다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해야 하는 일이 있다
마음이 많이 지쳐 있을 때는 자신을 돌보는 일부터 힘들어진다고들 합니다. 무언가에 열과 성을 다해 보고는 지쳐 쓰러진 사람들과는 다르다는 것에 부끄러운 마음도 있습니다. 하지만 똑똑 떨어지는 물 밑에 놓인 휴지와 같이 푹 늘어져서, 지친 스스로에 지쳐 안으로 뭉그러지면서 결국 자신을 돌보기에 힘이 부쳤습니다. 나를 씻기고 먹이고 재우는 일에 게을러졌고, 특히 씻는 것이 그렇게 귀찮을 수가 없었습니다.
조금은 나아진 요즘에서야 성의를 다해 스스로를 돌보고 있습니다. 이제는 나아가 머릿속에서 되뇌이며 스스로에게 책임을 묻는 기억, 추억, 후회, 자책, 실망들을 씻어 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것들이 사랑에서건, 우정에서건, 직장에서건, 가정에서건 남몰래 떠올라 몸집을 부풀려 저를 짓누르지 않도록. 아마 평생을, 다 씻어냈다고 생각할 때쯤 다시 한쪽 구석에서 차오르며 나타날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매번 무던히 씻어 내는 것 또한 밖으로 나아가기 전 당연하게 해야 하는 일일 것입니다. 끊임없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