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앉아 맑은 날들 365

2026년 1월 26일

by 토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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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월 26일 — 낯선 땅에 첫 발을 디디며


오늘의 역사

1788년 1월 26일 — 영국의 퍼스트 플리트, 호주 도착

이날, 영국에서 출발한 선단이
시드니 코브에 도착하며
호주의 근대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이 날은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출발의 기점이었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삶의 방식이 흔들린 순간이었습니다.


역사는 단순히
‘시작’을 기록하지 않습니다.
그 시작이
누구의 희망이었고,
누구의 상실이었는지를
함께 묻습니다.


오늘이라는 날짜는
새로움이 언제나
양면을 지닌다는 사실을
조용히 일깨웁니다.


오늘의 에피소드

이사 온 지 일주일 된
동네 골목에서
한 사람이 길을 헤맵니다.


편의점은 분명
이 근처라 들었는데,
골목은 생각보다
자주 갈라집니다.


그때 창문을 열고
고양이 밥을 주던 이웃이
말없이 손짓으로
방향을 알려줍니다.


“처음 오셨어요?”


고개를 끄덕이자
이웃은 웃으며 말합니다.
“처음엔 다 그래요.”


그 한마디에
이 낯선 동네는
조금 덜 낯설어집니다.


새로운 땅에 발을 디딜 때
사람을 버티게 하는 건
지도보다
이런 말 한 줄입니다.


오늘의 기도

오늘,
새로 시작되는 자리 앞에서
내 마음이
너무 서두르지 않게 하소서.


숨을 들이마시고,
잠시 멈춥니다.
그리고
천천히 내쉽니다.


나는 새로운 환경 앞에서
빨리 익숙해지려 애쓰며
내 속도를
자주 잃어왔습니다.
괜찮은 척,
문제없는 척
스스로를 재촉했습니다.


그러나 오늘의 역사는
낯선 땅에 서서
속삭입니다.
모든 시작은
불안과 함께 오며,
그 감정은
잘못이 아니라고.


가라앉게 하소서.
빨리 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조급함을.


맑아지게 하소서.
천천히 배워도
괜찮다는
나에 대한 신뢰를.


오늘 하루,
나는 완벽한 첫날을
만들지 못해도 좋으니
흔들리는 마음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게 하소서.


낯선 땅에 선 사람의
눈높이로
주변을 바라보며
도움을 받을 줄 아는
겸손을 허락하소서.


누군가의 손짓 하나,
“처음엔 다 그래요”라는
짧은 문장이
내 하루를
지탱해 주듯,


나 또한
다른 이의 시작에
부담 없는 이정표가
되게 하소서.


가라앉아,
그리고 맑아진 마음으로
나는 오늘
새로운 자리에서
나의 속도로
뿌리를 내리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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