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앉아 맑은 날들 365

2026년 1월 31일

by 토사님
ChatGPT Image 2026년 1월 31일 오전 07_06_03.png

2026년 1월 31일 — 풀려난 숨이 처음으로 길어졌던 날


우리는 또 하루를 맞이합니다

밤새 쌓였던 생각들이
아직 정리되지 않은 채
아침이 열립니다.


어제의 나는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지만,
오늘의 나는
그래도 숨을 쉬며
다시 시작합니다.


우리는 늘 준비된 상태로
하루를 맞이하지는 못하지만,
그럼에도
하루는 우리를 향해
조용히 문을 열어 둡니다.


오늘의 역사

1865년 1월 31일 — 미국 의회, 노예제 폐지를 가결하다

이날, 미국 의회는
노예제를 공식적으로 금지하는
헌법 수정 제13조를 통과시켰습니다.
이는 수많은 생명이
‘소유’가 아닌
‘존재’로 인정받기 시작한 순간이었습니다.


이 결정의 중심에는
**에이브러햄 링컨**이 있었고,
그의 선택은
완전한 평화가 아니라
적어도 되돌릴 수 없는
방향을 남겼습니다.


역사는 이렇게 말합니다.
자유는 어느 날
갑자기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래 눌려 있던 숨이
마침내 허락되는 순간에
조용히 시작된다고.


doc-040-big.jpg


pU1u33PdN4ejKTXNW2FVKVr0KDhP2ioovVmYTAS_MLgyzXwTZ9VlyIhuislq5OYoH7hGn3z70Gef0l5-fbUwhGC80ly5qIJstBO2VzgMfM4?purpose=fullsize


resized-image-v2.jpg?itok=ZrPOdhEr


오늘의 에피소드

병원 복도 끝,
리모델링 공사가 끝난 병실 앞에서
한 노인이 신발을 벗고
잠시 서 있습니다.


“이제 마음대로
창문을 열 수 있대요.”


간호사의 말에
노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천천히 창문 손잡이를 잡습니다.


오래 잠겨 있던 창이
조금 뻑뻑한 소리를 내며 열리고,
차가운 공기가
병실 안으로 들어옵니다.


노인은 그 공기를
크게 들이마시지 않습니다.
그저
한 번 더 열어 둔 채
가만히 서 있습니다.


자유란
크게 외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열어 두는 일일지도 모른다고,
그 장면이
말없이 가르쳐 줍니다.


오늘의 기도

오늘,
내가 당연하다고 여겨왔던
작은 자유들을
다시 바라보게 하소서.


숨을 들이마십니다.
조금 천천히.


그리고
내쉽니다.


나는 종종
묶여 있다는 사실조차
잊은 채 살아왔습니다.
습관이라는 이름으로,
책임이라는 이유로,
스스로 잠근 문 앞에
오래 서 있으면서도
그것이 문이라는 걸
잊고 있었습니다.


가라앉게 하소서.
내가 나를 가두던
말들,
“원래 그런 거야”라며
포기해버렸던
수많은 가능성들을.


맑아지게 하소서.
지금 이 순간
열 수 있는 창 하나,
아직 선택할 수 있는
작은 방향 하나를
알아보는 눈을.


오늘 하루,
나는 모든 속박에서
자유로워질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하나쯤은
풀어도 괜찮다는 용기를
허락하게 하소서.


말하지 않아도
존재로 존중받는 삶,
증명하지 않아도
숨 쉴 자격이 있는 하루를
나 자신에게도
내어주게 하소서.


우리는 또 하루를 맞이합니다.
완전히 자유롭지 않아도,
어제보다
조금 더 숨이 길어지는 방향으로.


가라앉아,
그리고 맑아지는 마음으로
오늘의 나는
조용히
하나의 문을
열어 둔 채
하루를 살아가게 하소서.







keyword
작가의 이전글태어난 날의 빛을 기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