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앉아 맑은 날들 365

2026년 2월 1일

by 토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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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2월 1일 — 돌아오지 못한 하늘을 기억하는 날


오늘의 역사

2003년 2월 1일 — 컬럼비아 우주왕복선 참사

이날, 임무를 마치고 귀환하던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는
대기권 재진입 과정에서 공중분해되었고,
일곱 명의 우주비행사는 끝내 지구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이 사건은
인류의 도전이 언제나
정밀함과 겸손 위에 서 있어야 함을 일깨웠습니다.
높이 날수록
돌아오는 길을 더 깊이 살펴야 한다는,
아픈 그러나 필요한 기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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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에피소드

세탁소 앞 벤치에
검은 장갑 한 짝이 놓여 있습니다.
아마 누군가
서둘러 전화를 받다
놓고 간 듯합니다.


지나는 사람들 중
아무도 집지 않습니다.
주인이 다시 올지도 모른다는
묵묵한 합의처럼.


바람이 불 때마다
장갑은 살짝 움직였다가
다시 제자리에 머뭅니다.


문득 생각합니다.
돌아온다는 믿음이 있기에
우리는 기다릴 수 있고,
기다림이 있기에
자리를 함부로 비우지 않는다고.


오늘의 나는
무엇을 너무 쉽게
떠나보내고 있지는 않았는지,
그 장갑이
조용히 묻는 것만 같습니다.


오늘의 기도

오늘,
돌아오는 길을
가볍게 여기지 않게 하소서.


숨을 들이마십니다.
천천히,
가슴의 아래까지.


잠시 머물고,
내쉽니다.


나는 종종
앞으로 나아가는 일만을
용기라고 불렀습니다.
더 높이, 더 멀리,
더 빨리 가는 것만이
의미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알고 싶습니다.
무사히 돌아오는 일이
얼마나 큰 결단인지,
끝까지 책임지는 마음이
얼마나 깊은 사랑인지.


가라앉게 하소서.
성과에 취해
과정을 생략하려던 조급함,
괜찮을 거라며
넘겨버렸던 작은 균열들을.


맑아지게 하소서.
다시 점검해야 할 약속들,
확인해야 할 마음의 온도,
돌아와 안아야 할
사람과 자리들을.


오늘 하루,
나는 가장 먼 곳을
향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다만
무사히 돌아올 수 있는
속도와 방향을
선택하게 하소서.


기다림 앞에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게 하소서.
누군가의 믿음이
허공에 남지 않도록,
나의 선택이
귀환을 전제로 하도록.


가라앉아,
그리고 맑아진 마음으로
나는 오늘
한 걸음 덜 나아가더라도
한 번 더 살피며
하루를 살아가게 하소서.


돌아오는 길까지가
여정임을 기억하며,
이 하루를
조심스럽게 건네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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