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송이

2026년 2월 3일

by 토사님

2월 3일은
꽃이 모습보다 먼저 향으로 도착하는 날입니다.
아직 멀리 있어도,
보이지 않아도
이미 마음은 알아차리는 날.
설연화의 날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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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3일의 꽃 — 설연화 · 보이기 전에 닿는 것

오늘은
증명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날입니다.
말을 꺼내지 않아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도
이미 공기를 바꾸는 존재가
가치를 갖는 날이지요.


2월 3일에 태어난 당신께

설연화는
눈 속에서 피지만
먼저 오는 것은
꽃이 아니라 향입니다.

가지 위에 조용히 매달린
반투명한 꽃잎은
멀리서 보면 거의 보이지 않지만
한 번 스치면
겨울의 공기가 달라집니다.

당신도 그렇습니다.

눈에 띄게 나서지 않아도
당신이 다녀간 자리에는
말의 톤이 달라지고,
사람들의 숨이 느려집니다.

당신의 영향력은
존재를 드러내는 힘이 아니라
머무는 기척에서 옵니다.

오늘은 그 보이지 않는 도착이 태어난 날입니다.


설연화 (Chimonanthus praecox var.)

설연화는
‘겨울의 납매’라 불리며
가장 차가운 시기에
가장 깊은 향을 준비합니다.

꽃말은
“은은한 그리움, 기다림의 보상, 숨은 진심.”

설연화는 말합니다.

“나는 보이기 전에
이미 와 있다.”


✦ 시 — 〈향이 먼저 다녀간 자리〉

꽃은
아직 멀리 있었지만
공기는
이미 다른 계절을
기억하고 있었다

보이지 않아도
전해지는 것이 있고
말하지 않아도
남는 것이 있다는 것을

설연화는
차가운 공기 속에서
조용히 증명하고 있었다

나는
다가오기 전에
이미 도착한 것들을
가만히 떠올렸다


✦ 한 줄 주문

들숨에 기척을, 멈춤에 여운을, 날숨에 은은한 향을.


2월 3일은
더 크게 드러나지 않아도,
이미 충분히 전해지고 있다는 걸
믿어도 되는 날입니다.

설연화처럼,
오늘은
보이기 전에
마음이 먼저 닿아도
괜찮은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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