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4일
2월 4일은
겨울이 남긴 상처 위로 가장 먼저 마음을 내려놓는 날입니다.
화려하지 않아도,
키가 크지 않아도
땅 가까이에서 봄을 준비하는 꽃—
노루귀의 날이지요.
오늘은
높이 오르지 않아도 충분한 날입니다.
눈에 띄지 않아도,
앞서 나서지 않아도
이미 자기 몫의 계절을 시작한 마음이
존중받는 날이지요.
노루귀는
낙엽 아래에서 핍니다.
차가운 바람을 정면으로 맞지 않고,
지난 계절이 남긴 잎을 이불 삼아
조용히 꽃을 올립니다.
당신도 그렇습니다.
늘 앞에 서기보다
상황을 살피고,
자리를 정리한 뒤
필요한 순간에만 한 발 내딛는 사람.
당신의 신중함은
소극이 아니라 현명함이고,
당신의 느림은
지연이 아니라 선택입니다.
오늘은 그 낮은 결단이 태어난 날입니다.
노루귀는
잎 모양이 노루의 귀를 닮아
이름 붙여졌습니다.
작은 꽃이지만
매서운 겨울을 통과해
가장 먼저 숲을 밝히는 존재이지요.
꽃말은
“인내, 믿음, 조용한 시작.”
노루귀는 말합니다.
“나는 크게 피지 않는다.
대신, 가장 먼저 준비한다.”
아무도 보지 않는 자리에서
꽃은
자신의 시간을 꺼내고 있었다
바람을 피하려 하지 않았고
드러내려 애쓰지도 않았다
그저
여기서 시작해야 한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
노루귀 앞에서
나는
시작이란
눈에 띄는 사건이 아니라
마음속의 결심임을
비로소 배웠다
들숨에 낮춤을, 멈춤에 준비를, 날숨에 조용한 시작을.
2월 4일은
크게 변하지 않아도,
이미 시작한 사람의 날입니다.
노루귀처럼,
오늘은
낮은 자리에서
자신의 계절을 열어도
충분히 아름다운 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