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14일
우리는 또 하루를 맞이합니다.
밤의 무게가 아직 어깨 위에 남아 있어도,
햇살이 유리창 틈으로 스며드는 순간을 먼저 믿기로 합니다.
부서진 기억 속 틈새에도
꽃 한 송이 피울 수 있는 마음으로.
1881년 오늘,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가 파리의 여류 작가들을 모아 ‘여성 참정권’에 대해 공개 토론회를 처음 열었습니다.
여성들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길마다 걸린 벽을 조금씩 낮추며,
억눌린 말들이 길을 찾아 흘러 들어가야 한다는 가능성을 사람들에게 보여 준 날이지요.
아침 버스 정류장에서 노인이 버스비가 모자라 망설이는 장면을 보았습니다.
젊은 여성이 조용히 가방에서 잔돈을 꺼내 노인에게 건넸지요.
“저도 한때 낮은 목소리였어요.”
노인이 웃으며 말했고, 그녀는 고개를 숙여 인사를 건넸습니다.
차가 도착했고, 문이 열릴 때 여인은 먼저 타지 않고 기다렸습니다.
그 기다림에도 품이 있었고,
노인은 눈시울이 살짝 붉은 채 자리 잡았습니다.
그 작은 연대가, 오늘 아침의 창문을 환하게 만들었습니다.
입술이 말보다 먼저 부드러워지게 하소서.
먼저 말을 덜어내고, 먼저 귀 기울이게 하소서.
내 안의 낮은 목소리가
외면당한 기억이
버려진 말들이
이제 꽃처럼 피어나게 하소서.
부서진 마음의 벽돌 하나하나를
연민의 손길로 만지며
틈새마다 햇살이 스며들게 하소서.
어제의 무게로 어깨가 굳지 않게,
오늘 조용한 연대로 팔을 펴게 하소서.
당신의 따뜻함이
누군가의 하루에 담요가 되고,
당신의 정직한 말이
누군가의 귓가에 맑은 종소리가 되게 하소서.
꽃을 심는 마음으로
피기 어려운 기억에게 이름을 불러 주고,
지워진 시간이 있다면
그 빈 자리에 작은 꽃다발을 놓게 하소서.
오늘, 당신이 먼저 들여다보고
먼저 손 내미는 작은 연대로,
세상이 조금 더 경청하게 하소서.
오늘, 당신의 미소가
부서진 기억을 다독이고
당신의 말 한마디가
누군가의 마음에 빛이 되게 하소서.
숨을 들이마십니다.
부드러운 공기가 폐를 채우고,
여리던 마음도 조금 더 단단해져 갑니다.
숨을 내쉽니다.
꽃이 피는 날이 올 것을 믿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