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13일
1909년 오늘, 대한제국에서는 제1회 사법시험이 시행되었습니다.
법률과 정의가 단순히 권력의 도구가 아니라, 사회의 최소한의 균형을 다지는 기틀이 되어야 한다는 바람이
그 제도 속에 갇혀 있던 시대의 단절을 조금이나마 깼던 첫 걸음이었을 것입니다.
권리란 누군가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공론 속에서 발견되고,
시험과 정의라는 말 뒤에 숨지 않고
현실 속으로 흐르는 것이어야 한다는
잠들지 않는 다짐이었습니다.
아침 햇살이 창문 너머 책상 위에 살며시 내려앉았다.
한 청년이 노트 한 장을 집어 들고,
한 줄, 한 줄 마음속으로 읽더니
고개를 숙였다.
지친 얼굴이었지만,
손끝은 떨리지 않았다.
그가 읽던 것은
얼마 전 법학수업의 지문이었다.
“권리는 내가 말할 때 시작된다.”
그 문장을 음미하듯 되뇌었다.
창밖에서는
할머니 한 분이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
비탈길 위,
낡은 버선 코가 삐뚤어진 걸음이었지만
한 걸음, 또 한 걸음
고요하게 다가왔다.
청년이 문을 열고
“안녕하세요.”
쉼 없는 숨처럼 흐른 인사였다.
할머니는 미소를 띠며
작은 보따리를 풀었다.
속에 든 것은
한 줌의 빵과 포도 한 송이,
그리고 작게 접은 편지 한 장.
“차 한잔 사오렴.”
청년은 머뭇거리다
다녀오겠다며 나섰고,
할머니는 고개를 흔들며
“천천히.
그 속도도 네 권리란다.”
작은 목소리가 새벽 노을을 타고
청년의 가슴에 스며들었다.
숨결 하나,
깊은 고요가 깨어나는 새벽에
당신을 부릅니다
지금 이 순간
우리 안에 잠자던 말들이
흙 속 씨앗처럼
살며시 깨길 원합니다
말하지 못한 불만들도
타인의 목소리에 눌려
숨죽였던 외침들도
이제
한 줄기를 찾아
기지개 켜길
권리가 무겁게만 느껴지는 날엔
내 안의 균열들을 보듬게 하소서
깊은 틈새로 스며드는 빛처럼
부드럽지만 단단한 뜻을
우리의 뼈마디마다 심어 주소서
할머니의 보따리처럼
작고도 생생한 친절들이
누군가의 마음에 손을 얹고
“네 속도도 괜찮다”
속삭이게 하소서
때로는
말이 무너지고
혼자라는 감각에 잠식되더라도
그럴 때마다
당신의 음성 하나가
내 안 단층 위에
균열을 메우는 손길이 되게 하소서
침묵 속에서도
우리는 서로를 세우고
말 없이 서로의 권리를 껴안게 하소서
하루의 끝에서
우리의 숨결이
고요로 가라앉으며
맑아지게 하소서
오늘도
이 길 위에
말의 씨앗을 뿌리며
당신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