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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별, 다른 언어

여자와 남자의 차이, 오해와 갈등을 넘어 동행으로. 2장

by 토사님

PART I. 지형도: 차이는 어디서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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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마음의 기질: 성격, 위험선호, 공감·체계화 성향—겹치고 엇갈리는 곡선들


2-1. 성격의 기초구조: 타고난 곡선, 배워진 굴곡

— 우리는 서로 다른 결을 타고났지만, 사랑 속에서 다른 결을 배워간다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할 때,
가장 먼저 보게 되는 것은 얼굴과 목소리, 말투지만
실은 그보다 훨씬 깊은 곳에서
두 사람의 성격 곡선이 조용히 서로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한다.


성격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남자라서, 여자라서 정해지는 단색의 성질이 아니라
수많은 곡선들이 서로 겹치고 갈라지는 거대한 분포 속에서
각자가 하나의 점으로 존재할 뿐이다.


성격은 한 사람의 ‘온도’를 알려주는 지도다

세계 심리학이 가장 신뢰하는 모델, **빅 파이브(Big Five)**는
우리의 성격을 다섯 개의 긴 물결로 설명한다.

개방성: 새로운 생각에 마음을 여는 폭

성실성: 약속을 지키는 리듬

외향성: 세상과 얼마나 자주 접속하는가

친화성: 사람을 대하는 온도의 기울기

신경성: 감정의 파도가 얼마나 예민하게 이는가

이 다섯 개의 물결은
딱딱한 성(性) 구분으로 나뉘지 않는다.
남녀 평균이 조금 다를 뿐,
두 집단의 분포곡선은 대부분 크게 겹친다.

그래서 외향적인 여성보다 내향적인 남성이 훨씬 많을 수 있고,
감정적으로 섬세한 남성이, 단단한 여성보다 더 흔할 때도 있다.

우리는 늘 “남자는 원래…”, “여자는 보통…”이라고 말해왔지만
과학의 그래프는 조용히 말한다.

“성격의 곡선은 성별보다 개인에게 더 많이 묻어 있다.”


기질과 성격: 타고난 결과, 살아오며 만들어진 무늬

기질은 태어날 때부터 존재하는 기본 결이다.
어떤 사람은 태생적으로 감각이 예민하고,
어떤 사람은 태생적으로 느긋하며
누군가는 처음부터 세상을 밝은 쪽으로 기울여 본다.

반면 성격은 시간이 흐르며
경험과 환경이 천천히 새겨놓은 굴곡의 무늬다.
우리가 겪었던 상처, 만나온 사람들,
그리고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배운 방식이
성격이라는 결을 따라 흐른다.

그래서 우리는 전혀 다른 결을 타고 태어났지만
서로를 사랑하며
서로의 굴곡을 배워가기도 한다.

이것이 성격이 고정이 아닌 경향이라 불리는 이유이다.


왜 파트너는 나와 다르게 반응하는가

우리는 종종 상대를 이해하지 못할 때
성(性)의 문제라고 쉽게 결론짓는다.

그러나 진실은 훨씬 더 섬세하다.

상대가 말수를 줄이는 이유,
작은 일에도 마음이 요동치는 이유,
문제가 생겼을 때 바로 행동하는 이유—
이 모든 것은 ‘남자/여자’ 때문이 아니라
그 사람 고유의 기질 곡선이
내 곡선과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자연스러운 반응은
다른 누군가에게는 불편한 리듬일 수 있다.
그 차이는 잘못이 아니라
각자의 오랜 삶이 만들어낸
리듬의 역사다.


성격의 다름은 갈등의 출발점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두 사람이 관계를 어떻게 설계할지 알려주는 지도다.

하나는 빠르게 말하는 사람,
다른 하나는 천천히 곱씹는 사람.
하나는 감정을 먼저 느끼고,
다른 하나는 문제부터 해석하는 사람.

이 차이들은 서로 보완되는 구조가 될 수도 있고,
서로를 다치게 하는 칼날이 될 수도 있다.
차이는 변수가 아니라
디자인의 재료다.

우리가 성격을 이해하는 순간,
갈등은 “왜 너는 나와 다르지?”가 아니라
“우리는 어떻게 서로에게 맞춰갈까?”로 변한다.


우리의 성격 곡선은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지도였다.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관계는 비로소 설계가 아닌
공존의 예술이 되기 시작한다.


2-2. 위험과 안정의 선호: 뇌가 선택하는 행동의 속도와 강도

— 한 사람은 바람이 되고 싶고, 한 사람은 집이 되고 싶다

우리는 모두 삶의 문 앞에서
‘지금 나아갈 것인가, 조금 더 기다릴 것인가’를
조용히 저울질하며 살아간다.
이때 저울을 움직이는 힘은 의지가 아니라
뇌가 타고난 위험 감각의 기울기다.

누군가는 바람처럼 변화를 좋아하고,
누군가는 나무처럼 뿌리 내린 안정에서 평화를 느낀다.
이 차이는 성별의 전형이 아니라
각자의 뇌가 세상을 읽는 방식의 스펙트럼이다.


위험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들 — 도파민의 물결을 타는 자들

도파민이 활발하게 흐르는 사람은
새로운 사건, 새로운 기회, 새로운 시작을 보면
가슴이 빠르게 뛰기 시작한다.
그들에게 세상은 아직 열리지 않은 문이다.

테스토스테론 역시 탐험적 행동과 약간의 연관이 있어
남성 평균이 모험 선호 쪽으로 기울 수 있지만,
과학의 분포는 말한다.

“모험을 좋아하는 남성도 많지만,
안정적 남성은 그보다 더 많다.”

즉, 성별이 아니라
도파민 회로의 민감성이 행동의 속도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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