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7년 12월 13일
1797년 12월 13일 출생 — 1856년 2월 17일 영면
하인리히 하이네는
시가 단지 아름다운 언어가 아니라
세계와 맞서는 사유의 형식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람이었다.
그는 낭만주의의 부드러운 어휘를 빌려
아이러니와 비판, 정치와 인간의 고독을 동시에 말했다.
사랑을 노래하면서도
사랑의 이면에 숨은 권력과 상처를 외면하지 않았고,
조국을 말하면서도
조국이 만들어내는 배제와 폭력을 침묵하지 않았다.
그의 시와 산문은
유럽 문학이 감상에서 성찰로 이동하는
조용하지만 결정적인 다리였다.
하이네 이후,
시는 더 이상 순수한 꿈에만 머물 수 없게 되었다.
당신은 누운 채로
세상을 끝까지 바라보았습니다.
몸은 움직이지 못했지만
문장은 여전히 걸어 나가
우리의 오늘을 건드렸습니다.
그는 겨울에 태어났다.
차가운 공기 속에서
언어는 이미 그에게 필요한 것이었다.
젊은 날의 하이네는
사랑을 믿었고,
혁명을 꿈꾸었으며,
문장이 세계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세계는 늘 그보다 단단했다.
검열과 추방,
조국에서의 소외와
유대인이라는 정체성의 무게가
그의 삶을 천천히 눌렀다.
말년의 그는
‘매트리스 무덤’이라 불린 침대 위에 누워
더 이상 걷지 못한 채
언어만으로 살아 있었다.
통증은 몸에 남았고
문장은 종이에 남았다.
그는 웃음을 잃지 않았지만
그 웃음은 늘 슬픔과 맞닿아 있었다.
그의 글이 지금도 살아 있는 이유는
아름다움 속에
부서진 세계의 진실을 함께 넣었기 때문이다.
1856년,
그가 조용히 눈을 감았을 때
그의 시는 이미 국경을 넘어
다른 언어로 숨 쉬고 있었다.
말은 죽지 않았다.
말은 그를 대신해
지금도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