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을 위한 돈 성경

예수 없이도 구원받는 법/시작하면

by 토사님


ChatGPT Image 2025년 12월 13일 오전 07_58_57.png

이 책을 쓰면서….

나는 한때 기도를 했다.
“주여, 제 마음을 평안케 하소서.”
그런데 이상하게도, 기도는 읽씹을 당하고—카드 결제는 즉시 승인되었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아, 이 시대의 신은 응답 속도가 다르구나.


요즘 사람들은 “구원”이라는 말을 잘 쓰지 않는다.
대신 이렇게 말한다.

“경제적 자유만 되면…”

“월 1천만 원만 벌면…”

“대출만 정리하면 숨 좀 쉬겠어…”

“이번 상승장만 타면 인생이 달라져…”

그리고 그 문장 끝에는 늘, 보이지 않는 아멘이 붙는다.

아멘. (그리고 결제.)


나는 매일 “돈을 믿지 않는다”고 말하며 살았다.
그런데 내 하루의 첫 예배는 늘 같은 곳에서 시작됐다.

통장 앱.
증권 앱.
카드 앱.

거기서 나는 고개를 숙였다.
숫자가 조금 늘면 감사했고, 조금 줄면 죄책감을 느꼈다.
어떤 날은 숫자가 내 영혼의 날씨가 되었다.
맑음, 흐림, 폭우, 그리고… 태풍 경보.

그때 문득 궁금해졌다.

우리는 정말 돈을 ‘사용’하는 걸까?
아니면 돈이 우리를 ‘사용’하는 걸까?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이 시대가 이미 돈을 경배하는데,
차라리 그 경배의 문장을 그대로 적어 경전처럼 만들어버리자고.

하지만 이건 돈을 찬양하려는 책이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돈이 찬양받고 있는 현장을
“아주 그럴듯한 종교 문장”으로 포장해 보여주는 책이다.


우리가 얼마나 경건하게,

새벽에 눈을 뜨자마자 숫자를 확인하는지,

‘불안’을 갚기 위해 ‘더 큰 불안’을 빌리는지,

비교를 끊지 못해 사랑을 잃는지,

휴식을 죄처럼 느끼는지,

사람을 ‘관계’가 아니라 ‘네트워크’로 환원하는지,

그 모든 것을 웃기게, 그러나 웃고 나면 심장이 조금 아픈 방식으로 기록해두고 싶었다.

웃음이란 게 그렇다.
처음엔 입꼬리가 올라가는데,
마지막엔 마음이 내려앉는다.

이 책이 주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돈은 좋은 종이지만, 최악의 왕이다.

돈은 도구로 있을 때는 유능하다.
그러나 왕좌에 앉는 순간,
우리의 마음을 통치하기 시작한다.

왕좌에 앉은 돈은 이렇게 말한다.


“너는 더 벌어야 살아.”
“너는 빨라야 가치 있어.”
“너는 남보다 위에 있어야 안전해.”
“너는 쉬면 도태돼.”


그 말에 우리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어느 날, 아무도 모르게 소리 없는 기도를 한다.

“제발… 불안이 멈추게 해주세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돈은 불안을 멈추게 하지 않는다.
돈은 불안을 유지하는 법을 가르친다.
불안은 돈의 가장 충성스러운 전도사이기 때문이다.


그럼 예수는 어디에 있을까.

이 책의 뒤로 갈수록,
나는 조금씩 문장의 속도를 늦출 것이다.
처음엔 냉소로 시작하지만,
마지막엔 웃음이 멈추는 지점에 도달한다.


그리고 그 지점에서
나는 아주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말하고 싶다.


“너는 가격이 아니다.”
“너는 성과가 아니다.”
“너는 증명해야만 사랑받는 존재가 아니다.”


예수는 우리에게 “더 벌어라”가 아니라
“내게 오라”라고 말한다.
그 말이 너무 무상(無償)이라서,
우리는 처음엔 의심한다.
무료는 늘 수상하고, 은혜는 늘 사기 같아서.


하지만 정말 이상하게도,
그 말 앞에서만
내 마음의 계산기가 멈춘다.


“내가 얼마짜리인지”를 따지던 버릇이,
“내가 사랑받는지”를 묻는 질문으로 바뀐다.


그때 비로소 돈은 제자리로 내려간다.
왕좌가 아니라, 도구의 자리로.


나는 이 책을 ‘돈을 버리는 책’으로 쓰고 싶지 않다.
오히려 돈을 제대로 쓰기 위해 쓴다.
돈을 인간의 신앙으로 만들지 않고,
인간의 삶을 돕는 도구로 되돌리기 위해.


그러니까 이 책의 목적은 단 하나다.

“왕을 바꾸는 것.”

돈이 왕이던 자리에서
예수가 왕이 되는 것.
그 순간 우리가 잃는 건 ‘수익률’이 아니라
사실은 ‘불안’이다.


그리고 우리가 얻는 건
‘돈’이 아니라
잊고 있던 평안이다.


혹시 이 책을 읽다가
자꾸 웃음이 나면 좋겠다.
아주 솔직하게, 배꼽 잡고 웃어도 좋다.


다만 한 번쯤은
웃다가 멈추게 되길 바란다.


그 멈춤에서—
당신이 조용히 물어보게 되길 바란다.


“내가 진짜로 경배하는 건 뭐지?”
“나는 무엇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지?”


그리고 그 질문 끝에,
작게라도 이런 문장이 생겨나면 좋겠다.


“주여, 돈이 아니라 당신을 믿고 싶습니다.”
“주여, 나의 불안을 왕으로 두지 않게 하소서.”
“주여, 내 삶을 다시 사람으로 살게 하소서.”


이 책은 그렇게,
우리 각자의 마음 안에 있는 작은 성전 하나를
조용히 무너뜨리려 한다.


소란스럽지 않게.
그러나 확실하게.


현대인을 위한 돈 성경은
돈을 미워하자고 말하지 않는다.
단지 돈을, 왕좌에서 내려오게 하자고 말한다.


그리고 그 왕좌에,
다시 예수를 앉히자고—
조용히, 끝까지 제안한다.


목차

서문

독자 서약문: “나는 돈을 사랑하지 않는다. 단지 매일 확인할 뿐이다.”
0-1. 편집자 주(가짜): 본서는 ‘돈의 말씀’으로 위장한 구조 비판서이며, 마지막에 다른 왕이 등장한다.


I. 돈의 율법서 (구원은 월급에서 시작된다)

창세기: 태초에 결제가 있었고, 결제는 즉시였다

출애굽기: 가난에서 탈출하라—단, 대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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