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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날의 빛을 기록하다.

1946년 12월 18일

by 토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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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8일, 끝내 이야기를 놓지 않았던 사람 — 스티븐 스필버그〉

1946년 12월 18일 출생


1) 인류에 남긴 의미와 업적 — 상처를 이야기로 건너게 한 사람

스필버그는
세상을 더 화려하게 만든 사람이 아니라,
사람들이 자기 안의 두려움을 끝까지 바라볼 수 있도록
이야기를 건네준 사람이었다.

그의 영화에는 늘 도망치는 아이가 있고,
이별하는 부모가 있으며,
끝내 돌아오지 못하는 누군가가 있다.
그러나 그 상실은 파괴로 끝나지 않는다.
이야기는 그 자리에 남아
사람을 건너가게 한다.

그는 오락영화와 예술영화의 경계를 허물었고,
대중성과 윤리를 동시에 붙잡았다.
〈죠스〉로 공포의 집단 심리를 만들었고,
〈E.T.〉로 상처 입은 아이의 내면을 꺼내 보였으며,
〈쉰들러 리스트〉로
인류가 잊지 말아야 할 침묵의 얼굴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했다.

스필버그가 남긴 업적은
흥행 기록이 아니라
이야기가 인간을 구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2) 그를 사랑하는 짧은 시 — 〈극장 안에서〉

불이 꺼지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우리는 알게 됩니다.

이 이야기는
도망치지 말라고 말하지 않고
다만
함께 있어 준다는 것을.


3) 카메라를 들고, 그러나 아이로 남은 시간

스필버그는
어린 시절부터 혼자였다.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부서진 가정이라는 이유로
그는 늘 한 발 뒤에 서 있었다.

그는 카메라를 들었다.
사람을 직접 바라보는 대신
렌즈를 통해 세상을 보았다.
그 안에서 그는
상처를 조금 덜 아프게
바라볼 수 있었다.

성공은 빨리 왔지만
그는 끝내
아이의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그의 영화 속 아이들은
항상 어른보다 더 많이 알고,
더 깊이 두려워하며,
더 오래 기억한다.

그는 거대한 장면을 만들었지만
항상 작은 감정에서 출발했다.
집을 잃는 순간,
부모가 떠나는 저녁,
돌아오지 않는 존재를
기다리는 시간.

지금도 그는
영화를 만든다.
세상이 너무 커질 때마다
다시 이야기를 작게 접어
우리 손에 쥐여준다.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도록.
상처가 있어도
살아갈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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