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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앉아 맑은 날들 365

2025년 12월 19일

by 토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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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19일 — 마음이 다시 따뜻해지는 쪽으로


오늘의 역사

1843년 12월 19일 — 찰스 디킨스 『크리스마스 캐럴』 출간

이날, 『크리스마스 캐럴』이 세상에 나왔습니다.
돈과 계산에 갇혀 있던 스크루지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마주하며
다시 사람 쪽으로 돌아오는 이야기입니다.


이 작품은 묻습니다.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것은
얼마나 많이 가졌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열려 있느냐가 아니냐고.


변화는 늘 늦은 밤처럼 찾아오지만,
마음이 열리는 순간은
언제나 지금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이야기는 조용히 증명합니다.


오늘의 에피소드

아침 일찍 문을 연 편의점.
계산대 앞에서
앞사람이 동전을 세다 말고 멈췄습니다.

“하나가 모자라네요…”


점원이 잠시 망설이다가
말없이 버튼을 눌렀습니다.
“괜찮아요. 다음에 주세요.”


뒤에 서 있던 나는
그 짧은 장면을 보며
괜히 목이 잠겼습니다.


영수증 한 장,
동전 하나,
그보다 조금 더 큰
마음 하나가 오간 아침이었습니다.


세상은 여전히 계산 위에 서 있지만,
우리는 가끔
계산을 넘는 선택을 합니다.


오늘의 기도

오늘,
내 마음의 문을
조금 더 안쪽까지
열게 하소서.


잠시
숨을 쉽니다.


바쁘다는 이유로,
현실적이라는 말로
외면했던 얼굴들,
외면했던 나 자신의 마음을
오늘은 천천히
마주하게 하소서.


차갑게 굴었던 순간들 속에도
사실은
따뜻해지고 싶었던
진짜 마음이 있었음을
부드럽게 인정하게 하소서.


모든 것을 바꾸지 않아도 괜찮으니,
오늘 단 하나의 선택만은
사람 쪽으로
향하게 하소서.


가라앉은 마음은
후회를 키우지 않게 하시고,
맑아진 마음은
다시 손을 내밀 수 있는
용기를 품게 하소서.


나는 완벽한 사람이 아니어도,
완전히 닫힌 사람은
아니기를 바랍니다.
아직은
따뜻해질 수 있는 쪽을
선택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 하루의 끝에서
내가 조금 더
사람다워졌다면,
조금 덜 계산적인 사람이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조용히 말할 수 있도록
오늘을
은근한 빛으로
감싸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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