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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날의 빛을 기록하다.

1858년 12월 22일

by 토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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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2일, 낮은 숨이 노래가 된 날 — 자코모 푸치니〉

1858년 12월 22일 출생 · 1924년 11월 29일 영면


1) 인류에 남긴 의미와 업적 — 작은 목소리를 구해낸 음악

Giacomo Puccini는
영웅의 외침보다
사람의 숨을 택한 작곡가였다.

그의 오페라에는
승리의 행진보다
떨리는 고백이 먼저 도착한다.
〈라 보엠〉, 〈토스카〉, 〈나비부인〉—
이 작품들에서 그는
고통을 웅장하게 만들지 않았다.
대신, 사랑이 끝나기 직전의
그 짧은 순간을
정확한 음으로 붙잡았다.

푸치니가 남긴 유산은 형식이 아니라
감정의 기록법이다.
사람이 무너질 때의 속도,
침묵이 길어지는 순간의 온도,
말하지 못한 마음이
어떻게 노래가 되는지를
그는 우리에게 가르쳤다.


2) 그를 사랑하는 짧은 시 — 〈아리아〉

당신의 음악은
높지 않았습니다.

낮은 숨 하나가
끝내 세상을 울렸습니다.


3) 미완을 품고 살아간 시간

1858년의 겨울,
음악이 집안의 언어였던 곳에서
그는 태어났다.
전통은 무거웠고
기대는 먼저 도착해 있었다.

그는 전통을 부수지 않았다.
조용히 옆으로 옮겼다.
사람의 체온에 더 가까운 쪽으로.

성공은 잦았고
불안은 늘 곁에 있었다.
그의 몸은 자주 아팠고
마음은 늘 늦게 쉬었다.
그럼에도 그는
사람을 놓지 않았다.
가난한 연인,
배신당한 여자,
죽음 앞에서
마지막으로 사랑을 떠올리는 이들—
그들은 그의 음악 속에서
끝내 혼자가 되지 않았다.

말년, 그는 **〈투란도트〉**를 완성하지 못했다.
마지막 장은
다른 손에 맡겨졌다.
어쩌면 그것은
그의 삶에 가장 어울리는 결말이었을 것이다.
푸치니는 언제나
완성보다 진실을 택했으니까.

그래서 12월 22일은
완벽하지 않아도
사람의 마음은
노래가 될 수 있음을
조용히 증명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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