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5일
800년 12월 25일 — 샤를마뉴 대관
로마에서 한 왕이 황제로 선포되었습니다.
권력의 절정처럼 보였지만,
이날의 의미는 지배가 아니라
흩어진 세계를 묶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의 시작이었습니다.
권위는 위에 놓이는 것이 아니라,
아래를 떠받치는 무게라는 사실을
역사는 조용히 남겼습니다.
성탄절 아침,
가족 식탁에 앉아
아버지가 조심스럽게
칼을 들어 케이크를 자릅니다.
“비뚤어져도 괜찮아.”
옆에서 누군가 웃으며 말합니다.
첫 조각을 누구에게 줄지
잠시 망설이던 아버지는
가장 말이 없던 사람에게
접시를 내밉니다.
그 선택에는
설명도, 선언도 없었지만
그날의 중심은
자연스럽게 그 자리에 놓였습니다.
오늘,
맡겨진 자리의 무게를
겸손히 받아들이게 하소서.
잠시
숨을 쉽니다.
앞서고 싶었던 마음이
고개를 들 때마다
섬기라는 속삭임이
더 크게 들리게 하소서.
가라앉은 마음은
힘을 과시하지 않고,
맑아진 마음은
침묵 속의 필요를
먼저 알아보게 하소서.
나는 종종
중심이 되려 애쓰다
사람을 놓칩니다.
그러나 오늘만큼은
중심이 아니라
기둥이 되고 싶습니다.
보이지 않아도
무너지지 않게 받치는 일,
박수받지 않아도
하루를 안전하게 만드는 일을
기쁨으로 선택하게 하소서.
이 하루의 끝에서
나는 스스로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높아지지 않았기에
조금 더 단단해졌다고.
가라앉아
욕심이 자리를 찾고,
맑아져
책임이 사랑으로 변하도록,
오늘을
조용한 왕관의 하루로
마무리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