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6년 12월 26일
12월 26일은
한 사람이 태어난 날이 아니라,
이 나라가
어떻게 사람답게 남을 수 있는지
조용히 질문받은 날이다.
1876년 12월 26일 출생, 1949년 6월 26일에 영면
김구는
나라보다 먼저
사람을 생각한 독립운동가였다.
그는 총보다 말을,
권력보다 존엄을,
승리보다 어떤 나라가 될 것인가를 물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주석으로서
독립운동의 중심을 지켰고,
해방 이후에도
분단을 거부하며
하나의 민족이 서로를 향해
총을 들지 않기를 바랐다.
그의 가장 큰 업적은
국경이 아니라
도덕의 기준을 남긴 것이다.
“내가 원하는 나라는
문화의 힘으로 세계를 감동시키는 나라”라는 말은
지금도 이 땅의 양심처럼 남아 있다.
총성이 멈춘 뒤에도
그는
끝내 흰 옷을 벗지 않았다
피로 물들지 않으려
평생
사람의 편에 서 있었기 때문에
그는
젊은 날에
분노로 세상을 배웠다.
억압은 너무 가까이 있었고,
나라라는 말은
늘 목에 걸렸다.
망명과 도피,
끝없는 이동의 시간 속에서
그의 몸은 늙었지만
말은 점점 맑아졌다.
독립이란
이기는 것이 아니라
부끄럽지 않은 얼굴로
돌아오는 일이라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해방의 날,
모두가 환호할 때
그는 웃지 못했다.
나라가 갈라지는 소리를
먼저 들었기 때문이다.
끝내 그는
자기 편을 만들지 않았고,
적을 증오하는 말도
남기지 않았다.
그는 마지막까지
사람을 믿는 쪽을 선택했다.
12월의 끝자락,
가장 어두운 계절에 태어난 그는
빛보다
양심을 먼저 켠 사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