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7일
밤의 결이 아직 방 안에 남아 있지만,
창문 너머의 공기는
이미 다음 장을 넘길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서두르지 않고,
보는 법을 다시 배우는 하루이기를 바라며
조용히 숨을 고릅니다.
1831년 12월 27일 — 항해가 시작되다
이날, 젊은 자연학자 **찰스 다윈**은
영국을 떠나는 한 배에 몸을 실었습니다.
이 항해는 곧 세상을 설명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게 됩니다.
다윈의 위대함은
즉각적인 결론이 아니라
끝까지 관찰하는 태도에 있었습니다.
역사는 말합니다.
세계는 단번에 이해되지 않으며,
오래 바라본 사람에게만
조금씩 마음을 연다고.
동네 카페의 창가에 앉아
나는 한 잔의 커피가 식는 속도를
괜히 지켜봅니다.
처음엔 김이 오르고,
조금 지나면 표면이 잠잠해집니다.
급히 마시지 않아도
맛은 도망가지 않습니다.
창밖에서
아이 하나가
낙엽을 밟으며
소리를 확인하듯
몇 번이나 같은 자리를 오갑니다.
그 반복 속에서
아이는 무엇을 배우고 있을까요.
나는 그 장면을 오래 보다가
오늘은
답보다 관찰이
먼저인 날이라는 것을
비로소 이해합니다.
오늘,
서둘러 판단하지 않는
마음을 주소서.
잠시
숨을 쉽니다.
알아야만 안심하는 성급함 대신,
모른 채로도
함께 머물 수 있는
여유를 허락하소서.
가라앉은 마음은
결론을 재촉하지 않고,
맑아진 마음은
작은 변화의 징후를
기쁨으로 알아차리게 하소서.
나는 종종
빨리 증명하고,
확실히 말하고,
분명히 정리하려다
사람과 순간을
놓칩니다.
그러나 오늘은
말보다 오래 보는 법을
연습하게 하소서.
매일의 항해가
대단하지 않아 보일지라도,
눈길을 거두지 않는 한
길은 분명히
나타난다는 것을
믿게 하소서.
이 하루의 끝에서
나는 말하고 싶습니다.
아직 다 알지는 못했지만,
조금 더 깊이 보았다고.
가라앉아
조급함이 잠들고,
맑아져
관찰의 용기가 떠오르도록,
오늘을
천천히 세계를 이해한 하루로
마무리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