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앉아 맑은 날들 365

2025년 12월 28일

by 토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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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28일 — 처음의 빛이 흔들릴 때


오늘의 역사

1895년 12월 28일 — 움직이는 이미지가 사람 앞에 서다

이날, **뤼미에르 형제**는
파리의 한 지하 공간에서
세계 최초의 유료 영화 상영을 열었습니다.
기차가 들어오고, 사람들이 걸어 나오는
짧은 장면이었지만,
그 순간 이후
인류는 현실을 ‘다시 보는 법’을
얻게 되었습니다.

역사는 말합니다.
새로운 예술은 거창한 서사보다
작은 떨림에서 시작된다고.


오늘의 에피소드

저녁 무렵,
엘리베이터 안에서
아버지와 딸로 보이는 두 사람이
휴대폰 화면을 함께 들여다봅니다.

짧은 영상 하나가 끝나자
딸이 웃고,
아버지는 한 박자 늦게
따라 웃습니다.

영상은 금세 사라졌지만
그 웃음은
층 하나를 더 지나도록
공기 속에 남아 있습니다.

그 장면을 보며
나는 생각합니다.
지금 이 순간도
누군가의 마음에는
작은 영화 한 편으로
저장되고 있겠구나 하고.


오늘의 기도

오늘,
처음의 떨림을
잃지 않게 하소서.

잠시
숨을 쉽니다.

익숙함이 모든 것을
평평하게 만들 때,
나는 쉽게
감동을 줄이고
주의를 접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아주 짧은 장면 하나에도
마음이 움직일 수 있음을
기억하게 하소서.

가라앉은 마음은
무뎌짐을 내려놓고,
맑아진 마음은
순간의 빛을
놓치지 않게 하소서.

나는 종종
크게 의미 있는 날만을
기다리며
오늘을 통과합니다.
그러나 오늘은
지나가는 표정 하나,
스쳐가는 웃음 하나가
충분히
하루를 바꿀 수 있음을
믿게 하소서.

설명되지 않아도 좋은 감정,
이유 없이 남는 장면,
다시 재생되지 않아도
마음에 각인되는 순간들을
소중히 품게 하소서.

이 하루의 끝에서
나는 말하고 싶습니다.
대단한 이야기는 없었지만,
내 안에서는
분명 무언가가
움직였다고.

가라앉아
무심함이 멀어지고,
맑아져
감각이 다시 살아나도록,
오늘을
나만의 첫 상영처럼
조용히 기억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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