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ison de SIT.E] 브랜드 DNA로 진짜를 가려낸다
수 많은 브랜드들이 트렌드의 물결을 타고 흘러 흘러 태어나고 사라집니다. 바다 위에 표류하는 쓰레기처럼 나타났다가 트렌드의 파도가 사라지면 함께 사라지죠. 마치 복제된 AI처럼 껍데기만 가지고 태어나는 브랜드들 속에 진짜 DNA를 가지고 태어난 니치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요즘 한국에도 [tamburins]나, [nudake], [nonfiction] 처럼 예술적인 감각과 함께 돋보이는 브랜드들이 꽤 등장하고 있죠. [maison de SIT.E] 역시 예술적인 DNA를 가지고 태어난 브랜드인데요, 꼭 예술DNA 만이 진짜라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트렌드의 물결을 쫒아 이리저리 흔들리는 브랜드가 아니라, 자기만의 이야기가 있는 진짜 브랜드인가 하는 이야기입니다.
[maison de SIT.E]
[SIT.E] DNA의 시작
[SIT.E]는 20세기 말, 파리의 한 Bar에서 아티스트 S가 싱어 I와 화가 T를 만나면서 탄생됩니다. 이들은 일종의 실험을 합니다. 3일동안 같은 자리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관찰한 것인데, 이 실험으로 아름다움의 본질에 대한 [SIT.E]의 생각이 자리잡습니다. ‘사람들의 모습은 그 사람 그대로의 모습일까, 아니면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지기 위한 모습일까. 'BIOS'라 명명한 이 실험은 어쩌면 ‘아름다움, 뷰티’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이 아니었을까요? 규정되지 않은 본연의 아름다움을 찾는 ‘Unfinished Art’ 라는 브랜드의 철학은 이후 ‘UGLY BEAUTY’를 선보이는 [SIT.E]의 프로토타입이 됩니다.
트렌드를 넘어선 철학
젠더리스, 니치타겟, 아티스틱한, INS풍의… 이런 키워드는 사실 요즘 뷰티 계에 가장 핫 한 트렌드 키워드죠. 하지만 이런 트렌드에 동참했기 때문에 [SIT.E]를 주목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SIT.E]를 주목하는 이유는, 브랜드는 트렌드를 넘어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작품 혹은 제품
[SIT.E]의 제품들은 마치 아티스트의 실험 프로젝트의 전시를 보는 것 같습니다. ‘CINEMATIC series, Experiment series, THE series, the RULE series, WHITE label’로 구성된 제품의 시리즈들은 각각 아티스트들의 실험적인 영감을 거쳐 탄생된 것들입니다. 예를 들어, ‘Cinematic series镜头系列’는 고화질 렌즈 실험으로서, 카메라의 고화질 배합에 적합한 질감과 효과를 연구하여 탄생되었습니다.
철학을 반영한 컬러와 패키지
[SIT.E]의 패키지는 자칫 단순히 요즘 유행하는 고급스러운 미색의 인스타 풍으로 보일 수 있는데요. 뷰티 브랜드로서 강렬한 상징색 대신 ‘WOOD ASH’를 사용한 것은, ‘UNFINISHED ART=완전히 규정짓지 않는 아름다움’의 철학에서 온 것입니다. 누구나 이런 색을 가져다 쓸 수 는 있지만, 누구나 철학을 컬러로 표현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SIT.E]는 외모 뿐 아니라 모든 것을 너무 쉽게 규정해버리는 현대사회의 불행을 ‘미완성'이라는 철학을 통해 표현하고 있습니다. 심플한 종이 박스, 내용물의 컬러가 그대로 보이는 유리병, 단순하고 공백이 많은 디자인이 오히려 제품의 본질인 내용물의 컬러를 돋보이게 해주며, 규정된 것 없이 편안하게 내 것이 되게 합니다.
같은 DNA를 가진 타겟들, SIT.ER
혹시 이 브랜드를 두고, ‘1825 여성 타겟의 메이크업 브랜드’라고 정의한다면 그것은 아직 [SIT.E]를 잘 이해하지 못한 것입니다. 모든 것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취향과 감각으로 서로를 찾는 요즘 시대에 ‘명확한 타겟’이란, 성별, 나이, 인종을 넘어서 존재합니다. [SIT.E]는 ‘BOX BOY’실험 전시에서 그 생각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성별과 나이, 인종에 상관없이 민주적인 미적 감각을 추구합니다. 이러한 브랜드에게는 ‘메이크업'이라는 카테고리의 분류도 무의미하죠. 취향은 라이프스타일, 메이크업, 리빙 그 이상의 무엇도 될 수 있으니까요. [SIT.E]는 이런 DNA을 가진 사람들을 ‘SIT.ER’라고 칭합니다.
하고 싶은 내 이야기가 있다는 것
우리는 누구나 다른 인격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성격과 성향이 다르고 태어난 지역과 사회에서의 경험을 거쳐 더욱 그 기질이 확고해지죠. 브랜드 역시 마찬가지로 생명을 가진 하나의 인격체와 같습니다. 어떤 브랜드는 모험심이 강하고, 어떤 브랜드는 굉장히 진중하며, 또 어떤 브랜드는 4차원의 성격을 지녔습니다. 오늘 소개한 [SIT.E]는 예술적인 실험정신이 강한 아이죠. 이런 브랜드의 성격을 규정하는 것이 브랜드DNA입니다.
많은 브랜드들이 DNA 없이 예쁜 옷을 입고 활보하는 모습을 봅니다. 이 옷의 유행이 지나면, 그들은 무슨 옷을 입어야 할지 고민하고 방황하다 제 모습을 찾지 못하고 사라집니다. 아름다움도 한 때 유행하는 규정된 유행이나 메이크업이 아닌 나 자신으로부터 출발한 개성이어야 하듯이, 브랜드도 나만의 DNA로부터 출발하여 하고 싶은 내 이야기가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