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를 시작하며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by 찬희

점심 먹고 시원한 곳에 들어오면 견딜 수 없이 졸린다. 푹푹 찌는 더위를 피할 길이 없으니 낮잠이 루틴이 되어가고 있다.


본격적으로 누워 자면 밤잠을 못 잘 것이기에 책상에 엎드려 잠깐 자는 쪽을 택한다.


새벽에 초등학교 운동장 10바퀴 달리기를 시작한 지 15일이 지났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읽고 이야기 대부분을 공감하면서 시작한 일이다.


다소 즉흥적으로 시작한 이 일이 의외로 내게 잘 맞는다고 느낀다.


내 아파트는 문을 열고 나가면 계단 몇 개가 바로 앞에 놓여있는 1층이고 100보 이내에 매일 새벽 개방되어 있는 초등학교 뒷문이 있다.


잠옷 겸 평상복인 원피스를 입은 채 운동화를 신고 바로 운동장을 돌기 시작한다. 처음 두 바퀴는 걸으면서 체온을 높이고 다섯 바퀴는 걷는 속도로 천천히 달린다. 그리고 다섯 바퀴는 속도를 내고 달리면서 제법 땀을 내고 다시 두 바퀴는 걸으면서 심박수를 천천히 낮춘다.


철봉을 붙들고 스트레칭과 매달리기를 하고 나면 약 30분이 지나고 집으로 돌아와 아침식사 준비를 하는데, 활성화된 몸 덕분인지 이 과정이 순조롭다.


Somerset Maugham은 " 어떤 면도의 방법에도 철학이 있다"라고 하는데 아무리 하찮은 일이라도 매일매일 계속하고 있으면, 거기에 뭔가 관조와 같은 것이 우러난다는 말이라고 생각한다고 무라카미는 쓰고 있다.


매일매일 지속해서 나도 뭔가 관조를 느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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