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만원대 가격, 오로라 2 르노 중형 SUV
SUV를 고르려는 사람들의 고민은 언제나 두 갈래였다.
넓고 든든한 패밀리 SUV를 타자니 주유소에 자주 들러야 하고, 연비 좋은 하이브리드를 선택하자니 뒷좌석과 트렁크가 아쉽다.
르노코리아가 준비 중인 신차 ‘오로라 2(가칭)’는 바로 그 간극을 겨냥한다.
3,200만원대, SUV 시장의 균형을 깨다
국내 중형 하이브리드 SUV는 대부분 4천만원대에서 출발한다. 쏘렌토, 싼타페, 심지어 투싼 하이브리드조차 3천만원 중후반을 넘어선다.
이 판에서 ‘3,200만원대 시작가’라는 소문은 단순한 가격표가 아니라 선언에 가깝다.
르노 부산 공장의 국산화율 확대와 플랫폼 공유 전략이 이런 가격을 가능하게 했다는 해석이 뒤따른다.
숫자가 보여주는 효율: 18km/L
연비는 오로라 2가 가진 두 번째 무기다.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가 15km/L 초반을 기록하는 반면, 르노의 최신 E-테크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이미 그랑 콜레오스를 통해 17km/L를 넘어섰다.
개선된 1.5L 터보 엔진과 멀티모드 변속기가 더해지며 실주행에선 18km/L도 기대된다.
SUV 선택에서 ‘연료비 부담’이라는 심리를 자극하는 요소가 크게 줄어드는 셈이다.
싼타페보다 짧지만, 공간은 넉넉
전장 4,710mm. 종이 위에 적힌 숫자만 보면 오로라 2는 싼타페보다 짧다. 하지만 내부에 들어서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르노 특유의 공간 설계 덕분에 2열 레그룸과 트렁크 적재 능력은 오히려 동급 이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내는 싼타페, 차체는 라팔”이라는 업계 관계자의 말처럼, ‘패밀리 SUV를 찾는 실속형 소비자’에게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지점이다.
SUV의 얼굴을 바꾸려는 시도
날렵하게 떨어지는 루프라인과 헥사곤 패턴 그릴은 단순히 멋을 위한 것이 아니다. 공기 저항을 줄이고, 브랜드 이미지를 바꾸려는 실험이기도 하다.
르노는 이번 모델을 통해 ‘투박한 SUV’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세단의 유려함과 SUV의 강인함을 동시에 담아내려 한다.
단순한 가성비를 넘어
오로라 2는 저렴한 가격에 비해 효율적인 차라는 의미의 ‘가성비 SUV’를 넘어, 공간·연비·디자인이 균형을 이룬 ‘상품성 SUV’를 표방한다.
30~40대 패밀리 고객이 “스포티지 대신 고려해볼 만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르노코리아는 2026년 상반기 정식 출시를 목표로 부산 공장에서 시험 생산을 진행 중이다.
이번 신차가 현대·기아 양강 체제에 균열을 낼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3,200만원·18km/L·싼타페급 공간’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가 SUV 시장에서 오래 회자될 것이란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