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체인지 아반떼, 중형차를 위협하는 압도적 진화… 크기·성능·기능 상향
아반떼가 다시 돌아온다. 그런데 이번엔 좀 낯설다. 단순한 페이스리프트도, 평범한 세대교체도 아니다. 차체부터 기술, 주행감각까지 전부 뜯어고친 수준이다. 이 정도면 ‘준중형’이라는 이름을 붙이기 민망할 정도다.
외형 변화는 기존과는 결이 다르다. 이전 모델의 유선형 곡선을 지우고, 좀 더 각지고 날렵한 실루엣이 자리를 잡았다. 전폭과 전장이 모두 커지며 시각적 존재감이 확연히 달라졌다. 실루엣만 보면, 쏘나타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특히 전면에는 수평형 주간주행등과 얇은 라디에이터 그릴이 배치되며, 후면부는 픽셀 타입 테일램프로 시선을 끈다. 전체적으로는 현대차의 최신 디자인 언어를 그대로 가져오면서도, 아반떼 특유의 젊은 감성을 살리려는 시도가 엿보인다.
실내는 더 이상 ‘가성비’ 중심이 아니다. 디지털 계기판과 센터 디스플레이가 하나로 이어지는 파노라마 디스플레이 구조, 무선 업데이트 지원, 스마트폰 앱과 연동되는 음성 제어 기능 등이 적용된다. 일부 트림엔 지문 인식 스타트 버튼도 가능성이 점쳐진다.
주행 성능도 주목할 만하다. 고성능 버전인 아반떼 N의 경우, 기존 2.0L 터보 엔진 대신 2.5L 가솔린 터보가 거론된다. 출력이 강화되면서 운전 재미는 물론 고속 안정성까지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패밀리카와 퍼포먼스카의 경계를 허물고 있는 셈이다.
크기만 커진 게 아니다. 플랫폼 자체가 개선되면서 실내 정숙성과 충격 흡수 능력도 한층 높아졌다. 특히 고속 주행 시 노면 진동을 효과적으로 줄이도록 세팅된 하체 구조는, 중형차 못지않은 안정감을 보여줄 수 있다.
물론, 이런 변화는 가격 인상을 피할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고급 기능과 첨단 기술을 담은 만큼, 기존처럼 ‘2천 초반’에서 출발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부분이 기존 아반떼 수요자들에게는 갈림길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이번 아반떼는 과거의 그것과는 다르다는 점이다. 사회 초년생의 첫 차라는 역할을 넘어,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세단의 재정의’를 시도하고 있다.
중형 세단이 주춤한 지금, 준중형이 빈자리를 꿰찰 수도 있다는 얘기다. 체급을 잊은 도전, 이 아반떼가 성공할 수 있을까. 시장은 이미 조용히 긴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