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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 듣고 있다?” 실내 대화까지 기록된다는 그 차

편의의 대가, 대화의 대가… 데이터 카의 두 얼굴

by Gun

요즘 자동차는 단순히 움직이는 기계가 아니라, 거대한 ‘데이터 상자’에 가깝습니다. 스마트폰처럼 인터넷에 연결되고, 음성으로 명령을 내릴 수도 있죠. 그런데 최근 일부 차량에서 ‘차 안 대화까지 저장된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많은 분들이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산 전기차를 중심으로 이런 의혹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1.png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씨라이언 7' 사진 - BYD

이 차량들은 대부분 AI 음성비서와 eSIM, 클라우드 내비게이션이 기본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덕분에 명령 한마디로 음악을 틀거나 목적지를 찾을 수 있지만, 동시에 모든 음성과 주행 데이터가 외부 서버로 전송될 수도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됩니다. 차량 내부에 장착된 카메라와 마이크, 심지어 원격 진단 시스템까지 생각하면, 사실상 ‘움직이는 녹음기’가 될 수도 있다는 거죠.


공공기관에서도 이런 부분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군이나 지자체 차량 구매 시 ‘중국산 여부’와 ‘통신 모듈 장착 여부’가 중요한 평가 항목으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일부 부처에서는 보안 우려를 이유로 아예 사용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고 하네요. 그만큼 국가 차원에서도 민감한 사안으로 보고 있다는 뜻입니다.

2.png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디팔(Deepal)' 사진 - 창안자동차

이 논란은 해외에서도 이미 시작됐습니다. 미국에서는 연방정부 차량으로 중국 브랜드를 금지했고, 유럽연합은 개인정보보호법(GDPR) 위반 가능성을 조사 중입니다. 단순히 ‘브랜드 불신’이 아니라, 차량이 국가 안보와 직결된 장비로 간주되고 있는 셈이죠.


국내 소비자들 반응도 복잡합니다. “가성비는 좋지만, 가족 대화가 녹음될 수 있다면 아무리 싸도 불안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실제로 중고차 시장에서는 중국차 감가상각이 빠르고 거래를 꺼리는 경향이 두드러집니다. 수입사들이 데이터 차단 모드를 강조하고 있지만, 한 번 흔들린 신뢰를 되돌리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3.png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QQ 도미' 사진 - 체리자동차

결국 문제의 핵심은 ‘기술’이 아니라 ‘투명성’에 있습니다. 차량이 어떤 데이터를 수집하고, 어디로 보내는지 소비자가 명확히 알 수 있어야 안심할 수 있습니다. 제조사가 그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고, 이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질 때 비로소 진짜 스마트 모빌리티 시대가 열릴 것입니다.


지금 우리의 차는 이미 스마트폰처럼 연결돼 있습니다. 편리함 뒤에 감춰진 데이터의 흐름을 얼마나 투명하게 관리하느냐, 그게 앞으로 자동차 신뢰의 기준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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