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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본인들이 반한 한국 전기차, 이유는?

하이브리드 강국 일본에서 조용히 퍼지는 변화, 그 중심엔 한국식 감성

by Gun

일본은 여전히 하이브리드 차량의 천국이라 불립니다. 전기차의 점유율은 3% 남짓, 충전소도 드물어 아직은 ‘미래의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시장이죠. 그런데 최근 일본인들 사이에서 의외의 관심을 얻고 있는 전기차가 있습니다. 바로 한국 브랜드가 만든 전기차입니다.

1.png 현대차 아이오닉5

처음에는 “일본에서 한국차가 팔릴까?”라는 의문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실제 오너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단순히 ‘외산차’로서의 호기심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이 차를 “달리는 축전지”라고 부르며 일상과 위기 상황을 동시에 대비할 수 있는 도구로 보고 있었습니다.


전력을 외부로 공급할 수 있는 기능 덕분에 정전 시 전자기기를 사용할 수 있고, 캠핑이나 여행 중에도 전자제품을 마음껏 활용할 수 있죠. 지진과 태풍이 잦은 일본에서 이 실용성은 단순한 편의 기능이 아니라 ‘안정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2.png "일본 아이오닉 5 오너들이 말하는 전기차 경험 - 오너토크 | 현대자동차" 영상 갈무리 [사진 = 현대자동차 유튜브 채널]

또 하나 흥미로운 건 일본 소비자들이 느낀 ‘디자인의 매력’입니다. 직선적이고 단단한 차체, 그리고 픽셀처럼 빛나는 조명은 일본 오너들에게 “옛날 게임기를 떠올리게 한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레트로와 미래감이 공존하는 독특한 감성, 바로 그 지점이 일본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던 겁니다.


차를 사는 과정도 달랐습니다. 일본은 오프라인 딜러 중심의 보수적인 시장인데, 이 한국 전기차는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몇 번의 클릭만으로 계약이 끝나고, 도쿄 도심의 체험 공간에서 브랜드의 감성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구매가 ‘행정 절차’가 아니라 ‘경험’이 된 것이죠. 오너들은 “복잡한 과정 없이 차를 산다는 게 신선했다”고 말하며 새로운 방식에 만족감을 드러냈습니다.

3.png "일본 아이오닉 5 오너들이 말하는 전기차 경험 - 오너토크 | 현대자동차" 영상 갈무리 [사진 = 현대자동차 유튜브 채널]

또 하나 눈길을 끄는 건 오너들 사이의 ‘작은 연결’입니다. 도로에서 같은 차를 마주치면 서로 손을 흔들고 인사를 나눈다고 합니다. 낯선 문화 같지만, 그 안에는 전기차 오너로서의 공감과 신뢰가 담겨 있습니다. 이런 소통은 전기차에 대한 불안감을 덜어주고,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새로운 형태의 자동차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물론 일본 자동차 시장에서 한국 전기차가 주류로 자리 잡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일본 소비자들이 느끼는 변화의 조짐이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재난에 대비하는 실용성, 감각적인 디자인, 간편한 구매 경험까지 — 이 세 가지 요소가 하이브리드 중심의 일본 시장에 서서히 균열을 내고 있습니다.

4.png "일본 아이오닉 5 오너들이 말하는 전기차 경험 - 오너토크 | 현대자동차" 영상 갈무리 [사진 = 현대자동차 유튜브 채널]

일본 도로 위를 달리는 한국 전기차는 아직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기술이 아닌 ‘경험’으로 연결된 자동차, 그것이 지금 일본인들이 반한 한국 전기차의 진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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