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외관 뒤에 숨겨진 KGM의 과제, 하이브리드 경쟁 심화와 감가
자동차를 선택할 때 '디자인'은 거부할 수 없는 유혹입니다. 한때 침체기에 빠졌던 KGM을 일으켜 세운 것도 결국은 눈을 사로잡는 강렬한 디자인의 힘이었죠.
하지만 최근 도로 위에서 마주치는 KGM 차량들을 바라보는 예비 오너들의 시선에는 복잡한 심경이 담겨 있습니다. "디자인은 참 잘 뽑았는데, 경쟁사 대비 성능과 감가가 여전히 걱정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입니다.
디자인이 가져다준 짧은 축제와 차가운 현실
KGM의 부활을 알렸던 토레스와 최근의 액티언은 분명 디자인 면에서 호평을 받았습니다. 정통 SUV의 강인함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만들었죠.
그러나 '신차 효과'라는 마법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화려한 외관 뒤에 숨겨진 기술적 신뢰도가 갈수록 높아지는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완벽히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경쟁사들이 첨단 자율주행 보조 시스템과 차세대 OS로 무장할 때, KGM은 여전히 '가성비'와 '디자인'이라는 틀에 갇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하이브리드 투입, 뒤늦은 추격전의 결과는?
지금 국내 자동차 시장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단연 '하이브리드'입니다. 고유가 시대에 연비 효율은 단순한 경제성을 넘어 차량의 가치를 결정짓는 척도가 되었습니다.
KGM은 지난해 토레스와 액티언에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긴급 수혈하며 대응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미묘합니다. 르노코리아의 그랑 콜레오스가 강력한 연비와 주행 성능으로 하이브리드 시장을 선점한 상황에서, KGM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소비자들에게 충분한 신뢰를 줬는지는 의문입니다. 뒤늦은 합류가 시장의 '판'을 흔들기보다는 겨우 발을 맞추는 수준에 그쳤다는 냉정한 평가도 존재합니다.
"나중에 팔 때 어쩌죠?" 중고차 감가 공포
가장 뼈아픈 지점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형성된 '심리적 저지선'입니다. 신차 구매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 중 하나가 바로 '나중에 되팔 때의 가격(잔존 가치)'입니다.
하이브리드 모델이 추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브랜드 점유율이 정체되고 서비스 네트워크에 대한 불안감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으면서, 예비 구매자들은 감가상각에 대한 공포를 느끼고 있습니다. "지금은 예쁘지만 3년 뒤 중고차 시장에서도 이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시장은 여전히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생존을 위한 체질 개선, 남은 카드는 '무쏘'뿐인가
KGM은 최근 정식 출시한 신형 픽업트럭 '무쏘(프로젝트명 O100)'를 통해 마지막 반전을 꾀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의지지만, 단순히 이름만 바꾼 신차로는 부족합니다.
무너진 브랜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이미 출시된 하이브리드 라인업의 내구성을 입증함과 동시에, 구매 이후의 감가를 방어해 줄 브랜드 인증 중고차 시스템의 내실화가 시급합니다. 디자인이라는 강력한 무기가 '독이 든 성배'가 되지 않으려면, 이제는 기술력과 사후 관리라는 뼈대를 더 단단히 채워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