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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심리스 Jan 14. 2024

집에만 있어도 엄마는 힘들다!

할 일의 무수한 공격으로부터 …


특히 날이 흐렸다. 날씨가 어두죽죽하면 마음까지 어두죽죽해지는 나는 이런 날이면

더더욱 외출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


“엄마 오늘 월날토욜이예요?”

토요일 일요일이라는 말을 잘 모르는 딸에게 월날토욜은 바로 주말이라는 뜻이다.

(귀엽다...이 말이 귀여워서 그냥 나도 월날토욜이라고 부른다…)

“응 월날토욜이라서 어린이집 안가”

야심차게 나들이도 하고 외출도 하려고 했건만

어두죽죽한 마음과 낮아진 의욕이 갑자기 우리 가족의 주말 일상을 변경해버린다.


“그냥 집에서만 있자!”

그러나 이 결정은 오후가 되면.. 오후 다섯시쯤이 되면 후회로 바뀐다.


나갈걸… 그냥 나갈걸… 집밖이 더 편하다.. 훨씬 편하다… 참회의 시간… 앞으로는 귀찮아도 나간다… 무조건 나갈거다...


신기한 것이 집 안에서 우리는 가만히 있었을 뿐인데 할 일이 무한 생성된다.


가만히 있음 > 배가 고픔 > 밥을 먹기로 함

반찬과 밥을 함. 쓰레기와 설거지 거리가 쌓임.

밥을 먹음> 쓰레기와 설거지 거리가 또 쌓임.


가만히 있음 > 애가 심심해 함> 색칠놀이와 오리고 난 후의 잔여물과 장난감이 쌓임.


가만히 있음 > 그래도 옷은 갈아입어야 함 > 놀다가 계속 옷을 버림 > 빨래거리가 쌓임.


가만히 있음> 풀썩거림> 먼지가 쌓임> 청소기도 돌려야할 것 같음.


가만히 있음> 입이 심심함> 그래서 뭘 먹음> 먹은 걸 그냥 거기에 둠 > 분리수거거리가 쌓임.


거실에서 앉아있으니 실시간으로 해야할 일이 쌓이는 것이 직접적으로 눈에 보인다.

실시간 중계를 한다면 이런 식이다.  

네 ~ 우리 딸이 옷을 갈아입습니다

아~~~ 빨랫감이 쌓였네요. 팬티도 갈아입는다고 합니다. 오 다 젖었다고 하는데요 ! 이번엔 뭔가요 장난감을 꾸러미로 가지고 왔군요 !

오 ~~~ 좋아요 장난감이 널부러집니다!

오~~~ 남편 선수 이제 탄산수를 먹습니다. 탄산수!!! 탄산수를 그냥 거실에 둡니다. 플라스틱 분리수거 공격이네요!!! 오~ 또 치워야되네요!!!!!!

남편 선수 !!! 갑자기 간식을 먹습니다. 무엇을 먹을까요! 과자!! 과자껍데기를 바닥에둡니다!  저 부스러기 부스러기 뭔가요!!! 부스러기 공격 충분히 위력적입니다.


자 이제 두 선수 모두!! 요플레를 땁니다.

오 열심히 먹고 있는데요! 요플레 뭡니까! 요플레를 먹고 숟가락과 껍질과 플라스틱 용기를 그대로 둡니다!!!  삼단 콤보 분리수거, 숟가락, 요플레 묻는 거 닦는 것까지 할일이 트리플로 쌓였군요!


두 선수의 공격에 그만...넉 다운!!!

승부차기까지는 가보고싶었는데... 망했다


안 나가고 집에만 있었는데 온통 할일 천지다.

놀라운 것은

그렇게 부단히 움직여도 집이 더럽다는 것...ㅋ

그렇게 움직여도 빨래는 많고 청소는 안되고

내가 가사 노동에 소질이 없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발견~~~


인스타그램에는 정리를 싹 마친 흰색 테이블 위에서

여유를 즐기며 차를 마시는 엄마들의 사진이 올라오는데…


아이와 함께하는 주말 집이 그러한 깨끗함을 유지하는 것은 신화나 전설에 등장하는 유니콘 주부 아닐까...



지나간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의미가 있듯이

더러운 것은 ~ 더러운 대로  그런 의미가 있을 터...

더러운 꼴을 너그럽게 보면 될텐데 애매하게 깨끗하고 애매하게 더러워서 나는 오늘 괴로웠다...


특별하지 않은 날, 지극히 평범한 날...

배달음식은 안시켰고 집에서 한푼도 안썼고(?)

세계여행을 유튜브로 실컷했으며



저녁을 짜짜라짜짜짜 짜파게티 요리사 남편이 끓여주어서 그나마 행복했던... (?) 고난의 (?) 주말이었다


그리고 오늘부터는 자주 글을 써볼 것이다

잘써도 못써도 꼭 찌끄려보겠다.

다짐한 날이니 스스로 칭찬!



다음 주에는 무조건 나간다.

그냥 나간다 생각하지 않고 나간다!!!

집에있으면 나는 바보똥개천치말미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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