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게 뭐길래?!

“나를 들었다 놨다 해”

by 코모레비

나는 다른 것보다 말에 민감하다. 그것은 드러나는 문자적 내용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말하는 상대방의 말투나 태도, 그 사람이 사용하는 단어 또한 ‘말’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며칠 전 아들이 등교 준비를 하는데, 시간이 촉박해 보여서 한 가지라도 도와주겠다는 마음에 매일 갖고 다니는 물병을 가방에 넣어주려 했다. 그런데 아들이 넣었던 물병을 다시 꺼내서 잘 닫혔는지 확인하며 말한다.


“이게 매번 덜 닫혀 있어 가지구.”


그날 내 귀에 남은 건 ‘매번’이라는 단어였다. 약간 서운한 마음에 아들이 나간 후에 집안일을 하면서도 생각했다.


‘매번이라구? 정말 내가 매일 제대로 못 잠가 줬단 말이야?’


지금이야 잠시 방학이긴 하지만 나도 학교 갈 준비로 바쁜 아침에 아이들 아침밥을 준비하고, 씻어 둔 물병 (세 아이의)세 개에 시원한 물을 채워 잊지 말고 가져가라고 식탁에 올려둔다. 눈 뜨자마자 아침밥 뭐 먹일지 생각하고 시간을 들여 준비하는 것, 아이들을 위한 나의 마음이 담긴 일이긴 하지만 때론 그게 ’당연함’이란 이름으로 가치를 잃어버리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도 있다. 나도 어릴 적 엄마에게 그랬겠지만;


오늘 아침에 아들에게 물병을 건네며 말했다.


“뚜껑 잘 닫혔어? 그때 네가 엄마한테 ‘매번 제대로 안 닫혔다’고 해서 엄마가 얼마나 서운했는지 알아?”


했더니, 가방을 메고 신발 신으러 나가려던 아들이 씩 웃으며 대답한다.


“그랬어요? 쏘리~~매번 고마워요 엄마.”

하며 잘 다녀오겠다며 학교로 향한다.


훌훌 털어버릴 것이 아니라면, 서운한 마음을 담아 두어서 좋을 건 없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욱 그렇다. 하지만 즉각적인 감정 발설은 좋은 결과를 낳지 못할 때가 많다. 그래서 적절한 타이밍에 내 마음을 잘 표현해 내는 것이 중요하다. 타인을 향한 지적이나 질타가 아닌, 정리된 나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그래야 상대방에게도 나의 이야기가 오해가 아닌 이해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어쨌든, 담아두지 않고 꺼내길 잘했다.

’매번 고맙다‘는 그 한 마디에 내 마음이 눈 녹듯 스르르 녹아버렸으니.


“그렇게 얘기해 줘서 나도 고마워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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