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많은 사람들.
그 사람들 속에 섞여 길을 걷고 있는 나.
여기는 서울이고 지금은 출근길이다.
교육 출장건으로 서울에 왔다.
주말의 서울은 와봤지만 평일의 서울은 오랜만이다.
그것도 출근길 무리에 섞여 걷는 건 처음인 것 같다.
나는 이곳의 분위기에 동화되어 함께 길을 걷고 있다.
사람들 손에는 커피가 들려있기도 하고
자전거를 끌고 있기도 하다.
긴 팔을 입은 사람들.
레깅스를 입은 사람들.
위아래 아직도 한여름 복장인 사람들.
복장마저도 참 다양각색이다.
저마다 바쁜 걸음으로 종종종
자신들의 목적지를 향해 걸어간다.
타지에서 온 나도 스르륵 합류했다.
그 웅장한 출근길에
클락션 소리가 난무하는 그 거리에
남녀노소 각자 갈 길에 바쁜 그 서울 한복판,
건물숲의 한가운데
나도 나만의 목적지를 향해 열심히 걸었다.
서울 사람이라는 건 이런 느낌인 건가?
약간 뉴욕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한 손에 든 커피는 모든 사람이 동의한 필수 아이템 같았다.
캐주얼한 복장부터 포멀 한 정장까지.
가벼운 마실을 나온 할아버지부터 굳은 표정으로 직장으로 향하는 젊은 사람들까지.
하나같이 굳은 표정에 경직된 느낌이었지만
그 사람들이 모여 풍기는 분위기는 역설적으로 활기찼다. 생동감이 넘치고 밝은 분위기까지 느껴졌다.
가을 햇살과는 어울리지 않은 약간의 더위,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그늘을 찾는 사람들,
저마다 이어폰을 끼고 각자의 세상 속에서
각자의 배경음을 들으며 거리를 걷는 사람들.
그 속에서 나는 온전한 나의 귀로 이 도시의 소리를 듣고 내 피부로 이 도시의 열기를 느끼며 눈으로 이 도시의 분주함을 보았다.
일주일 중 가장 즐거운 날 금요일.
금요일이라서 다들 발걸음이 경쾌했던 걸까.
살며시 불어오는 바람결에 배시시 웃음이 지어지던 서울의 풍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