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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낮은소리 May 17. 2024

질긴 악연

혹시 암인가요?


편두통


3년 전 딸과의 관계가

삐그덕 삐그덕 거리는 횟수가 잦아져 마치 곡예사가 공중에서 외줄 타는 것처럼 위태 위태하게만 느껴질 때 즈음


오랜 시간 지겹도록 앓아온 편두통이 한동안 더 심해져서 아플 때마다 다니던 동네병원의 권유로

대학병원에 가서 MRA 촬영을 하게 되었다.  분명 내 머릿속에 무엇인가(암이) 자라고 있다고 철썩 같이 믿게 되었고 

30여분 정도의 촬영을 간신히 마치고 나와 담당 의사에게 심각히 물었었다

‘교수님! 제 머릿속에 아무래도 암이 자라고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다행히 나의 걱정은 기우에 그쳤다.


하루에 세 번

두통 예방약을 먹고, 다시 두통이 찾아오면 시작되기 전 빠르게 판단하여

일반 두통약을 먹어야 할지? 아니면 더쎈 편두통약 먹어야 할지를 구분하여 복용하라는 담당 의사의 주문~!


또 갱년기 검사에서는

다른 사람보다 좀 더  심하게 앓고 있다고 하였다.

하루에도 몇 번씩 갑자기 더웠다가 추워지고 겉옷을 입었다 벗었다를

반복하며 밤이면 밤마다 제대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감정기복도 내 맘대로 안될 때가 있어서 괴롭기도 했으며 몸 이곳저곳의  통증도 동반되었다.


이 시기에는 가족의 전폭적인 지지가 큰 힘이 된다는데

나를 포함한 우리 집 식구들은 자기가 제일 힘들다고만 외쳤지

서로를 위해 가족을 위해 조금도 마음을 나눠줄 생각이 없어 보였고

행동도 그랬다.


남편이야 신혼 초부터 많은 문제들로 서로 데면데면 살았으니 그렇다 치더라도

딸내미와의 관계는 그동안 특별하리만큼 돈독하였기에

힘들 때 서로에게 힘이 되고 의지할 수 있기를 바랐지만

딸내미는 편입준비 만으로도 힘들어 어느 누구에게 마음을 나눠줄 형편이 안되었기에

나는 늘 혼자서 외로웠다.



생각했다.

아니 핑곗거리를 찾고 있었다

만약에 내가 편두통도 없고, 갱년기도 수월하게 넘기고 있다면

딸내미와 좀 더 잘 지내고 있지 않았을까?

이런 내 몸 상태가 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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