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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낮은소리 May 20. 2024

엄마옷 그만 입어~!

천지삐까리



23년 작년일이다.

중요한 회의가 있던 날!

단정하게 정장을 차려입으려고 옷장을 뒤졌다

순간 뭔가 쎄~한 느낌이 들며

나도 모르게 한숨 섞인 소리를 내뱉었다~     

에휴~그럼 그렇지!

딸내미! 이 옷 또한 절단을 내놨구나~!


지난번 학교에서 부전공으로 듣는 연영과에서 연극공연 조연출역할과 (or 긴급투입된 배우로) 공연한다고 

내 검은색 정장을 입는다 었는데,

쟈켓과 바지 모두 무언가에 실밥이 여기저기 뜯겨서 너덜너덜하게 올라와 있었다.


혼잣말이 저절로 나왔다.

도대체 이 옷을 입고 건설현장 노다가를 한 거야?


짐작헌데

무대설치도왔을 텐데 그때 멀쩡했던 정장이  망가졌을 것이다.


비단 이 정장만이 아니다

구두며, 운동화, 스타킹이면 스타킹까지 다른 옷들까지 죄다 험하게 만들어 놓는 아주 특별한 재주를 지니고 있다. 


여느 집은 옷 가지고 자매가 옥신각신 한다는데

우리 집은 모녀가 옷 입는 사이즈가 같다 보니 딸과 이런 일로 자주 충돌하기도 한다.

(음~ 딸과 옷 가지고 경쟁구도로 돌입되었나?

말도 안 되는 생각이 순간 스쳤다)


게다가 한술 더 떠서

내가 보기엔 딸내미는 편입 후 옷 사는 병에 걸린 것처럼 옷들을 사들이고 있는데

옷장과 서랍장의 옷들 중 딸내미 옷들이 제일 많다.


심지어 옷걸이에는 텍까지 그대로 달려있는 옷들이 몇 개나 되며 딸은 인정 안 하겠지만  

구입 후 딱 한번 입고 안 입는 옷들이

내 눈엔 천지삐까리다~

(옷 좀 이제 그만 사자라고 말했다간 말싸움으로 번질게 불 보듯 뻔해서 속으로만 외쳤다 ㅠ)

  




반대로 나는 참는 병에 걸려버렸다.

참다 참다 어느 날 인내심에 한계를 느끼게 되면

소리를 꽥~하고 지른다.


"엄마옷 그만 입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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