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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낮은소리 May 22. 2024

일단 나가!

틈만 나면


(스트레스를 받으면)


감정이 오르락내리락 그네를 뛴다면 분명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는 증거이다

이때 집구석에 가만히 있으면 분명 깊은 울감에 빠져 쓸데없는 감정소비로 시간을 허비하게 될게 뻔하다.

궁여지책으로 생각해 낸 게 일단 나가고 보는 일이다.

무슨 거창한 약속이 있는 것도 아니고 목적이 있는 외출이 아닐지라도..

집 근처 공원을 느린 걸음으로 걸으며 다른 사람들의 제각기 다 다른 걸음걸이와 팔놀림등을 관찰하며 걷기도 한다. 때로는

평화롭게만 보이는 그들의 삶은 정말 평탄한지?

생각도 해본다.


또는 가까운 친구와 시간이 맞아 함께 걷기라도 한다면 더할 나위 없다.


 



봄날~!

그날도 나는  이런저런 가정사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던 차에

우연찮게 친구와 연락되어 함께 시간을 가졌다.

친구는 내 얼굴의 낯빛으로 드러나는 불안을 읽었음에도 굳이 물어보지 않으니

나는 그 속에서 조금은 안심을 한다.



친구와 함께

옛 정취가 그대로 남아있는 빛바랜 도시를 오랜만에 함께 걸었다.

일제강점기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오래된 도시

바로 인천 중구 개항기 시대의 역사보고지 신포동 일대이다.



개발되지 않은 신포동~!

아니 보존되어야 할 동네이다.



맥아더 장군 동상이 있는 인천 자유 공원으로 올라가는 길목에는 각국 조계지 계단이 있다.

이 계단을 깃점으로 당시 힘 있는 열강들이 조계지를 구분 지어 놓았는데

오른쪽으로 일본 적산가옥이 즐비하게 들어섰고.

왼쪽으로 차이나타운이 형성되어 있다.

그 이후 미국, 영국, 독일 등이 뒤를 이어 영역 표시를 한다.


우리나라 존재 자체를 인정해 주지 않던 구한말 개항기 시대~!

외국인들이 자유로이 거주하며 치외법권을 누릴 수 있는 구역이었던 곳

자기들 땅이라고 영역 표시해 뒀던 뼈아픈 역사의 계단.




잊지 말아야 할 역사의 한 페이지~!

개항기 시대 속으로 문을 열고 한 발짝 들어가 본다.



일본식과 서양식의 건축물이 공존해 있는 '인천 시민애 집'

옛 시장관사였는데

2001년까지 시장관사로 활용하다 인천역사자료관을 거쳐

2021년에는 인천 시민시민들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을 하였다.


시민애집은 미리 예약한다면 각종 전시와  커피와 차를 마실 수 있는  알찬 프로그램도 있다.



어느새 신포동을 벗어나 답동성당 뒤편까지 걸어왔다

걷다 보니 다리도 아프고 목이 마를 즈음 옛 한옥을 개조한 카페로 발걸음을 옮긴다


어릴 적 외할머니 댁에 찾아가는 그런 느낌이 봄 햇살만큼 따스함이 배어있는  한옥카페



아~ 창밖에 보이는 풍경도 걸작이다

창문 너머 보이는 또 다른 한옥집 풍경이 들어온다

맨날 고층 아파트,  건물 속에 처박혀 일만 하다가 해방된 것처럼

초록의 자연이 이렇게 기분을 좋게 하다니...



오래된 전통가옥을 카페로 개조를 했지만 한옥의 서까래 뼈대를 그대로 살려

비록 화려하진  않지만 세월의 흔적과 멋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게 더욱더 매력적이다.




게다가 작은 중정까지~

이런 한옥집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성에

어느새 속 시끄럽던  내 마음도 차분해지고 평온함이 찾아온다.



초록 초록한 생명력, 담쟁이넝쿨도 싱그럽고 정겹다





은은한 달콤함의 카스테라와 커피 한잔!

조선의 숨결이 살아있는  인천 중구 개항장 일대를 걸으며  복잡했던 감정이 스르르 녹아내리는 기분이다.


틈만 나면

나와서 햇빛과 하늘을 보고 걸어볼 생각이다.

비록 혼자 서라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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