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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 또는 검열

낮선이 의 방문

by 낮은소리


피터는 새로운 물건을 보면 늘 신중한 호기심을 보인다.

낯선 기척이 느껴지면 먼저 조심스럽게 다가가 냄새를 맡고, 그다음에는 앞발로 슬쩍 건드려 보며 그것이 위험한지, 안전한 지를 판단한다.

.

고양이 본능이다.

그리고는 그것이 대체 어떤 물건인지, 무슨 용도로 쓰이는지 궁금한 듯 한참을 살핀다.



어느 날은 누나가 가방에 달고 온 작은 강아지 인형이 피터의 관심을 끌었다.

처음 맡아보는 바깥공기의 냄새,

그리고 덜렁덜렁 매달린 낯선 존재가 마음에 걸렸던 모양이다.

피터는 커다란 눈을 굴리며 인형과 신중한 탐색전을 벌였다.



서로를 가만히 바라보던 시간 끝에,

인형이 아무런 움직임 없이 그대로 있는 걸 보고서야

피터는 조금 안심한 듯했다.



마치 “너, 왜 우리 누나랑 같이 온 거야?”

“괜히 돌아다니지 말고, 그냥 거기 조용히 있어.”

라고 말하는 것 같은 눈빛과 태도로 보인다.



별일 없는 일상 속에서도, 피터 눈에는 매일이 새롭고 흥미롭다. 그래서일까.

나는 오늘도 피터를 보며 조용한 웃음을 짓는다.

피터가 곁에 있어 다행이고 다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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