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존심 돌리도~
믿을 놈, 아무도 없다!
집사야…
도대체 왜! 왜 나를 가만두지 않는 거야?
고작 츄르 한 봉지,
템테이션 몇 알,
유산균 들어간 사료 좀 준다고
세상 온갖 생색은 다 내고.
싫다는데 욕실로 끌고 가
입 억지로 벌려 양치를 시키질 않나,
급기야 정체불명의 기계를 들이대더니—
내 빛나는 코트,
나의 자존심 그 자체였던 이 털을
홀라당!
강제로 벗겨버린 거야.
충격에 도가니!
원통하고 원통하여 목놓아 울어보고 벗 거 벗은 몸으로 침대에 누워 슬퍼했지!
털 벗겨진 후 거의 일주일간은 엄마 집사가 미워서 누나방에 가서 자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었어~
그런데, 시간이 약이라고
일주일쯤 지나자 그나마 안정을 찾아 슬그머니 엄마침대로 와서 잤더니 엄마가 크게 기뻐하는 걸 보고
사람들이 하는 용서란 걸 나도 해보려고 해
요즘은 누나 무릎에 누워 위로도 받고,
단잠도 자고.
그리고…
뭐랄까?
이 무더운 여름,
털이 없는 게…
조금은,
시원하긴 하다(?)
크아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