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나의 진통제!
피터야! 엄마는 근 한 달 넘게 두통과 장렬히 싸우고 있는 중이야
매일 머릿속에서 종소리처럼 울려대는 통증에
“이러다 어느 날 조용히 사라진다면 안 아플까?” 하는, 슬픈 생각을 스치듯 해본 적도 있단다.
생각해 보면 어느덧 20년도 넘게 이 두통이라는 녀석과 동행해 왔어. 지독하고 끈질긴 결코 친구 하기 싫은 두통친구인 셈이지.
누구나 그렇듯 두통의 원인은 아마도 직장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 복잡한 인간관계,
그리고 가족들과의 소소한 일상 속에서 쌓여가는 감정들...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무게가 엄마의 머릿속을 짓누르는 것 같아
한 번 두통이 시작되면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한 달 넘게 마치 머릿속이 불에 타는 것처럼 세상이 뿌옇게 흐려져 보이기도 해~
그런데 말이야
그 속에서도 유일하게 엄마를 미소 짓게 만드는 존재가 있으니 바로 너
피터~!
너의 맑고 투명한 눈빛, 가끔은 말없이 다가와 턱 밑을 스치고 가만히 엄마 품에 안기는 그 순간!
그리고 "엄마"라고 말하듯 내는 조용한 울음소리.
피터야, 그 짧은 순간들이 엄마의 고통을 잠시 잊게 해주는 마법 같은 시간이 기적처럼 일어나기도 하지.
물론 병원 처방약으로 버티고 있긴 하지만 무엇보다도 너라는 존재 자체가 엄마에게는 가장 순하고 진한 진통제 같아
특히 이 무더운 여름,
겨울보다도 더 깊고 무거운 두통 속에서 엄마는 다시 깨달았어. 너라는 생명이 곁에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위로이고 축복인지.
정말, 정말 사랑해.
나의 고양이,
나의 위로,
나의 작은 생명.
피터야, 오늘도 엄마 곁에 있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