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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낮은소리 Jul 06. 2024

따뜻한 말 한마디면 돼!

언어의 온도


딸내미는  여름방학 시작이다.

지난 주말 한 달 만에  딸과 함께 이른 저녁을 먹으러 집 앞에 위치한 삼겹살집을 찾았다.

오랜만에 밖에서 그것도 단둘이 테이블 앉았다.


시원한 카스 맥주도 한 병 시켰다.

딸과 맥주잔을 짠하고 부딪친 건 내 생각에 그날이 처음이다.

고기를 구워가며 이런저런 근황이야기 하는데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으나 오랜만에 함께 하는 식사자리를 망치고 싶지 않은 이유로

(알코올의 용감 힘을 빌려) 그동안 쌓아뒀던 이야기 중 일부분을 꺼냈다.

현재 나도 딸에게 예민하고

딸도 내게 예민한 상태였기에 조심스러웠다.


편하게 아무 말이나 수다 떨고 시시덕거리고 싶다고 딸에게  말했다.

그리고 8월 초에  미국 가는  이야기 등 등


딸은

엄마와 나 사이에 말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생긴 것 같다고 한다.

쉽게 말해서 딸은 아직도 우리나라 말의 어순을 무시하고 서툴게  말하는 것에서 엄마에게 오해 아닌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걸 인지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

아무리 말의 어순의 순서를 지켜서 조리 있게 말해도 그 말투나 말하는 사람의 영혼이 따뜻하면, 따뜻한 언어의 온도를 느낄 수 있다고 대답을 했다.


서툴게 말해도 부드러운 마음으로 대화를 한다면

상대방의 마음을 충분히 알아차릴 수 있고

특히나 엄마라는 존재는 자식의 감정에  어느 누구보다 이해도가 높기 때문에 말의 어순 따위는 엄마에게 중요치 않다고 전했다.


서로 좀 더 따뜻한 말 한마디로  가족 간의 화해와

지난 시간의 상처를 치유해 나가며

현재 처해진 상황에 맞게 최선을 다해 서로 돕고 이해하려는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해주었다.






딸이 내 말에 공감을 하고 안 하곤 중요치 않았다.

솔직한 내 감정을 전달하는 게 큰 목적을 둔  저녁외식자리였다.



알딸딸한 기운에 삼겹살집 문을 나서 집으로 걸어들 오는 길,

딸이 슬며서 내 팔짱을 끼며 "엄마 아이스크림 사주세요!" 한다.

그래그래 우리 아이스크림 사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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