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모르는 얼굴"
한 달 전쯤에 주민등록증을 만들라는 통지가 왔다. 미루고 미뤘다가 사진관에 사진을 찍으러 갔다.
카메라 앞에서는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도통 모르겠다. 거울이라도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 순간의 내 얼굴은 사진사만 안다. 내가 모르는 얼굴이 또 몇 년간 여기저기서 내 행세를 하고 다닐 테다. 술집에서 내가 어른임을 증명하는 것은 내 말투와 모양새가 아닌 그 사진과 열세 자리의 숫자가 될 것이다.
16.09.26. 씀
17.05.03. 다시 씀